공지영 “자살할 이유 30가지쯤… 그럼에도 행복한 이유”

국민일보

공지영 “자살할 이유 30가지쯤… 그럼에도 행복한 이유”

입력 2020-10-21 04:31 수정 2020-10-21 09:31
공지영 '북잼 콘서트' 유튜브 영상 캡처

소설가 공지영(57)이 신간 에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소개하면서 “나는 지금 변사체로 발견돼도 (이상할 게 없는), 자살할 이유가 30가지쯤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서울 생활을 60년 만에 청산하고 경남 하동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는 공지영은 20일 유튜브에 공개한 책 홍보 동영상 ‘인터파크 온라인 북잼콘서트’에서 “그런데 자살은커녕 계속 행복하다고 하니까 마음이 아픈 후배 셋이 저의 집을 차례로 방문하게 됐다. 이 책은 그들에게 해준 저의 대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에세이에는 견디기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담았다고 한다. 공지영은 “5건의 고소·고발을 거쳐 3건이 기소 직전에 있는 것 같다. 저한테 하도 나쁜 일이 많이 일어나니 후배들이 찾아와서 ‘언니 괜찮으냐’고 물었다. 내가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행복해’라고 대답하자 후배들이 어이없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고 얘기했다.

공지영은 10년 전쯤 극심한 고통으로 매일 죽음을 생각하며 살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세 차례 이혼 경력을 언급하며 “한국 사회에서 여자의 이혼 횟수는 남자의 성폭행 횟수만큼 중차대한 범죄라는 걸 온몸으로 체득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살다가 그냥 죽긴 싫다’는 생각이 자신을 살렸다고. 그때부터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기로 결심했다는 그다.

공지영은 자기 자신을 치유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수많은 책을 읽으며 방법을 찾았다고 전했다.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책을 읽었는데, 모든 책에서 말하는 것이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단다.

공지영은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 드라이(손질)를 하고, 옷도 그날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을 입었다. 기자가 난데없이 들이닥쳐 사진을 찍어도 그리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기준을 정하고, 귀걸이도 달고 가끔은 스커트에 스타킹도 신었다”면서 “이게 굉장히 놀랍더라. 외모를 신경 써서 가꾸기 시작하자 나를 사랑하는 게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내 밥상을 아무렇게나 차리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내가 가장 귀하게 여기는 친구가 집을 방문한다는 생각으로 정말 정성스럽게 식탁을 차렸다. 그랬더니 신기하게 당시 갱년기에 들어 미친 듯이 늘어나던 식욕이 조금씩 진정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식욕과 식탁의 관계를 정리하고 나서 저 자신의 몸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그는 “비록 늙었지만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기 때문에 나의 젊은 몸을 눈 똑바로 뜨고 바라봤다. ‘누가 뭐래도 너는 아름답고 귀한 사람이야’ ‘너는 참으로 아름다운 몸을 가졌어’라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만나지 않고, 불평만 늘어놓는 친구의 전화는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지영은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10년 정도 하니 고통을 겪더라도 하루 정도 잠을 뒤척이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단계에 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수많은 악플 다는 사람들, 죄송하지만 당신들이 나의 평화를 앗아갈 수 없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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