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집값 공세’엔 무덤덤…‘골프장 게이트’엔 고성 반박

국민일보

김현미, ‘집값 공세’엔 무덤덤…‘골프장 게이트’엔 고성 반박

정동만 의원 지적에 “무책임한 의혹 제기”

입력 2020-10-23 13:50 수정 2020-10-23 14:26

국정감사에서 연일 이어진 ‘부동산 정책 실패’ ‘집값 상승’ 책임론에는 별다른 동요 없이 무덤덤하게 답변을 해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야당 의원의 ‘골프장 게이트’라는 발언에는 “무책임한 의혹 제기이자 공직자 음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장관이 고성을 지르면서 강하게 항의하자 국정감사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발단은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의 의혹 제기였다. 정 의원은 2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띄우며 인천국제공항공사 제5활주로 부지에 지어진 스카이72 골프장 운영권 입찰에 김 장관이 관여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골프장 게이트’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PPT 자료에는 김 장관과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의 사진이 함께 들어가 있었다. 전주라는 같은 지역 인맥으로 엮여있어 권력형 게이트가 의심된다는 취지였다.

정 의원은 “인천공항공사가 국가계약법을 위반했고, 국토부 장관도 이에 연루돼있다”며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 ‘골프장 게이트’에 대해 위원회 차원에서 감사를 청구하고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이상직 의원이 전북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김 장관은 잠시 웃음을 지은 뒤 “여기 제 사진이 들어가 있는데, 게이트라고 하는 이유가 뭐냐”며 정 의원에 항의했다. 정 의원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사진 찍은 것도 나와있지 않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김 장관은 “말씀을 해달라. 이렇게 (자료를)띄워 놓고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재차 반박했다.

정 의원은 “이상직 의원과 김현미 장관이 잘 아는 사이지 않느냐. 전주고 동문이다. (김 장관이 골프장 사업에)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 의원이랑 사진 찍은 것도 나오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장관은 “그게 골프장이랑 무슨 상관이냐. 제 사진을 올렸으면 근거를 말하라. 의혹이 뭐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이어 “저랑 사진을 찍은 사람이 수십만명이다. 의혹이 있다고 해놓고 근거를 말하지 않으면 근거 없는 의혹제기다. 제가 이상직 의원이랑 같은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것 말고 공항공사 골프장과 제가 무슨 상관이 있냐. 그러면 자기 지역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당사자가 되는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국정감사장에서 피감기관의 기관장이 국회의원을 상대로 소리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정 의원이 “이 의원과 같은 학교도 나왔고 누나 동생 하는 사이 아니냐”고 묻자 김 장관은 “저한테 동생이라고 하는 누나 동생하는 우리(더불어민주당) 당 의원들이 줄을 섰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라북도 출신이 300만명인데 그것과 저하고 다 관계가 있느냐.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으니 의혹이 있다면, 제가 지금 고등학교를 다른 곳을 하나 더 다녀야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장관은 또 “진짜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면 면책 특권이 있는 자리에서 말하지 말고, 당당하게 정론관에 가서 말씀하라. 아무리 국정감사장이라고 해도 무차별적으로 음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진선미 국토위 위원장이 잠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발언을 중단시켰지만,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며 다시 한번 “김 장관이 반박 발언을 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무시하듯이 말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김 장관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고함을 치며 항의했고, 국정감사 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진 위원장은 “정 의원에게 시간을 줘서 오후에 김 장관에 대한 의혹을 다시 얘기해달라”며 진정에 나섰다. 정 의원은 “오후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면서 고조됐던 분위기는 일단락됐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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