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받고 불안에 떤 언니…” ‘제2 구하라 사건’ 동생 울분

국민일보

“카톡 받고 불안에 떤 언니…” ‘제2 구하라 사건’ 동생 울분

입력 2020-10-27 11:16 수정 2020-10-27 13:29
가수 구하라의 빈소가 지난해 11월 25일 오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연합뉴스

이른바 ‘제2의 구하라 사건’에서 생모에게 언니의 재산을 빼앗긴 동생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인의 동생 A씨는 27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건 전말을 밝혔다. A씨 설명을 종합하면 이복언니 B씨는 올해 2월 암 투병 끝에 목숨을 잃었다.

B씨는 사망 전부터 유산 상속 문제를 걱정했다. A씨는 “언니가 하늘나라에 가기 두 달 전쯤에 친구가 아닌 사람에게서 카카오톡을 받았다. ‘사촌 언니인데, 어렸을 적 기억나느냐’는 내용이었다”며 “언니는 ‘기억은 전혀 나지 않고 연락을 원치 않는다’며 대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니는 카카오톡을 받은 뒤 하늘나라 갈 때까지 불안에 떨었다”며 “언니는 당시 저와 친구들, 엄마에게 ‘어떻게 왕래도 없던 사람이 본인이 아프니까 귀신같이 연락이 왔냐. 자기는 너무 수상하고 불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언니가) ‘보험사에 알아보니까 (내가 죽으면) 보험금이 생모한테 간다고 한다. 내가 직접 가지는 못하고 필요한 서류 다 알아놨으니까 빨리 가서 (수익자를) 바꿔라’고 말했다”며 “어머니는 ‘연락 안 되는 분이지만 그렇게 못된 엄마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라’며 달랬다”고 했다.

A씨의 가족은 끝내 수익자 변경에 실패했다. A씨는 “수익자 변경 때문에 이야기를 하면 언니와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 같아서 미뤘다. 그러다 언니가 사망 전날 ‘내일은 꼭 가야 한다’고 했다”며 “다음 날 수익자를 변경하러 갔는데, 본인이 직접 가지 않아서 전화로 언니 운전면허증 번호 녹취를 해야 했다. 하지만 그날 밤 11시쯤 언니가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B씨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생모 C씨는 B씨의 퇴직금, 보험금, 전세보증금을 모두 합해 1억5000만원을 가져갔다. 심지어 C씨는 ‘치료비와 간병비용을 왜 B씨 돈으로 지급하느냐’며 소송까지 걸었다. 진행자가 ‘자기가 유산을 싹싹 긁어가야 하는 것에 대해 주장한 게 있을 것 아니냐’고 묻자 A씨는 “본인 앞으로 대출도 있고, 생활고에 시달리신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가 ‘본인 대출과 고인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묻자 A씨는 “‘본인이 생모니까 언니의 상속재산을 챙겨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더라. 본인이 단독 상속자인 걸 알고 보험금과 퇴직금을 전부 수령해갔다”고 말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저희 어머니랑 언니한테 고맙다는 말씀 안 하신 것에 대해서 평생 죄책감 느끼시면서 떳떳하게는 못 사시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끝냈다.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부모의 상속을 제한하는 ‘구하라법’ 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해당 법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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