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알라후아크바르” 외치며 참수… 연쇄테러에 당국 비상

국민일보

프랑스서 “알라후아크바르” 외치며 참수… 연쇄테러에 당국 비상

체포 후에도 “알라후아크바르” 반복해 외쳐

입력 2020-10-29 18:34 수정 2020-10-29 22:09
에마뉘엘 프랑스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참수 교사' 사뮈엘 파티의 국가 추도식에 참석해 추모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니스에서 29일(현지시간) 흉기 테러가 발생해 최소 3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 한 명은 목이 잘리는 참수를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몇 시간 후 니스 인근 도시 아비뇽에서는 권총을 들고 행인을 위협하던 남성이 경찰에 사살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프랑스 영사관에서는 경비직원이 칼을 든 사우디 남성에게 공격을 당했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화를 학생에 보여줬다는 이유로 중학교 교사가 참수당한지 2주 만이다.

이날 하루 동안 프랑스 사람을 대상으로 한 테러 시도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지난 16일 ‘교사 참수’ 사건 이후 부풀어온 프랑스와 이슬람 간의 갈등이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남부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 인근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나 3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성당 직원으로 알려진 여성 한 명은 참수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 사회가 경악하고 있다.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은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노트르담 대성당 인근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으며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건 장소는 2016년 트럭 테러로 수십명이 목숨을 잃은 ‘바스티유데이 참사’ 발생지에서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 외에도 피해자 수 명이 중태에 빠졌다. 용의자는 제압 과정에서 경찰의 총격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의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에스트로시 시장은 “용의자가 체포된 후에도 아랍어로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가장 위대하다)”라고 반복해서 소리쳤다”면서 “이게 뭘 의미하는 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해당 문구가 이슬람 문화권에서 신을 찬양할 목적으로 주로 쓰이는 만큼 범인이 무슬림 극단주의자일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아비뇽에서 사살당한 남성도 경찰과 대치하며 “알라 후 아크바르”를 연달아 외쳤다고 현지 라디오방송 ‘유럽1’이 보도했다. 이 남성은 터키계로 정신병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트로시 시장은 끝에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슬람 극단주의를 몰아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에스트로시 시장은 “프랑스에 더 이상의 평화법은 없다”면서 “이제는 이 땅에서 이슬람 파시즘을 완전히 몰살시켜야 할 때가 왔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발생한 연쇄 흉기 테러는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던 중학교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게 참수당한 지 채 2주도 안 돼 발생했다.

교사 사무엘 파티(47)는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면서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시사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실린 만평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지난 16일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소년에 의해 참수당했다.

프티를 살해한 범인 역시 교사를 살해한 뒤 “알라 후 아크바르”라는 구절을 연이어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대테러검찰청은 테러와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즉각 수사를 개시해 범행 동기와 배후 등을 조사 중이다. 프랑스 하원은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의미로 1분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무슬림 교계는 잇달아 발생한 극단주의 테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스 무슬림신앙위원회는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며 “희생자와 그의 가족에 대한 애도와 연대의 차원에서 프랑스 내 모든 무슬림 신도들이 무함마드의 탄신일인 ‘마울리드’ 관련 행사를 취소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이날 프랑스 전역에 최고 수준인 3단계 ‘공격 비상’ 경보를 발령하고 “이슬람 극단주의에 맞서 프랑스는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격 비상은 ‘임박한 테러 행위나 공격 직후 위협에 경계하고 최대 보호조치를 취할 것’을 알리는 경보다.

AP통신은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 등에 의한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참수 사건 이후 파티를 추모하며 “이슬람 분리주의와 싸우겠다”고 선언한 프랑스에 터키가 “마크롱 대통령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막말을 날리며 양국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이 프랑스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쿠웨이트와 요르단 등은 터키를 두둔하며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프랑스와 터키의 감정싸움은 유럽과 이슬람권의 대결로 번지는 양상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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