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과 사직 압박이 추미애 장관님의 개혁인가요?”

국민일보

“좌천과 사직 압박이 추미애 장관님의 개혁인가요?”

추미애 ‘공개저격’에 분노한 평검사들

입력 2020-10-30 00:15 수정 2020-10-30 00:15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평검사를 공개 저격하자 일선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사법연수원 36기)는 29일 오후 검찰 내부망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로 알려진 인물이다.

최 검사는 “추 장관님이 생각하는 검찰 개혁은 어떤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여쭤보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소추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고 검찰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선진 국가의 표준”이라며 “우리와 같이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규정되어 있는 독일에서는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사례가 없고 일본은 1954년 법무 대신이 동경지검 특수부에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사례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법무부는 전(前) 장관에 대한 수사 이후 수사지휘권을 남발하며 인사권, 감찰권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검찰을 압박하고 검사들의 과거 근무경력을 분석하여 편을 가르고 정권에 순응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검사들에 대해서는 마치 이들이 검찰개혁에 반발하는 세력인 양 몰아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검사들은 결코 검찰개혁에 반발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검찰개혁이라는 구실로 공수처 등 부당한 정치 권력이 형사소추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오히려 더 커지고, 더 이상 고도의 부패범죄와 맞서기 어려운 형사사법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며, 장관의 지휘권이 수차례 남발되고 검찰총장의 사퇴를 종용하며,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는다고 낙인찍은 검사들은 인사에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썼다.

최 검사는 “현재와 같이 정치 권력이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 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저 역시 이환우 검사와 동일하게 커밍아웃하겠다”고 썼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앞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사법연수원 39기)는 전날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쓰고 “공수처 등 시스템 변화에도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며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며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며 2020년 법무부 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를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도 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남겨 맞불을 놨다. 과거 이 검사를 둘러싸고 일었던 인권침해 논란이 담긴 기사도 함께 공개했다. 인천지검 강력부 검사가 동료 검사의 약점이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고 피의자를 20일간 독방 구금에 가족 면회까지 막았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SNS에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기사를 공유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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