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좀” 딸 요청 뿌리치고 술집 간 엄마…딸은 결국 숨져

국민일보

“구급차 좀” 딸 요청 뿌리치고 술집 간 엄마…딸은 결국 숨져

법원, 엄마 샤론에게 징역 3년 6개월 선고

입력 2020-10-30 13:38 수정 2020-10-30 14:00

영국의 한 엄마가 딸을 의료기관에 보내지 않아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법원은 엄마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엄마의 뇌손상 병력을 고려해 과실치사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영국 BBC와 데일리메일 등 보도를 종합하면 샤론 골디(45)의 딸 로빈 골디(13)는 2018년 7월 24일 건강이 악화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몸 전체가 덜덜 떨렸다. 피부는 창백해졌다. 로빈은 샤론에게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했다. 하지만 샤론은 딸의 요청을 거절했다. 또 로빈을 택시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가겠다는 친구의 제안도 거절했다.

로빈은 살기 위해 발버둥쳤다. 소녀는 이튿날 정원에서 이웃에게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샤론이 끼어들어 다시 로빈을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엄마는 딸의 고통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샤론은 26일 오후 로빈에게 진통제만 쥐여준 채 술집으로 놀러 갔다. 샤론이 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로빈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샤론은 딸의 상태를 전혀 확인하지 않은 채 친구와 술을 마시기 위해 다시 정원으로 나갔다. 로빈은 결국 1시간 뒤에 사망했다. 로빈의 사인은 복막염이었다. 부검 결과 로빈의 십이지장에는 천공이 있었다. 샤론은 결국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샤론은 혐의를 인정했다. 그녀는 공판에서 2017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1년 동안 딸을 고의적으로 학대하고 방치한 혐의를 인정했다. 구체적으로 ▲딸에게 적절한 음식, 옷, 난방을 제공하지 않고 ▲폭행을 했으며 ▲딸에게 대마초를 피우게 하고 술을 마시게 했고 ▲고양이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등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에 로빈을 방치한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샤론 측은 뇌손상 병력을 형량에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의 변호사 마르코 과리노는 법정에서 “샤론은 9살 때 심각한 외상성 뇌손상을 당했다. 이 병은 샤론의 인지적, 육체적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그녀는 어떤 것을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법원은 그녀가 자신의 행동(딸의 사망)으로 인해 겪고 있는 고통보다 더 큰 처벌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29일(현지시간) 영국 에든버러 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판사는 샤론에게 아동 및 청소년법에 따른 고의적인 학대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3년6개월 형을 선고했다. 다만 샤론의 뇌손상 병력을 고려해 과실치사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샤론은 오랫동안 상당히 잔혹한 행동을 보였다. 로빈이 가끔 (당신을) 너무 힘들게 했을지라도, 샤론은 장기간 딸을 끔찍하게 무시하고 방치했다”며 “샤론은 음식을 마련해줄 수 있는 충분한 돈이 있었지만 대마초와 술을 사는 데만 썼다. 충분한 음식 대신에 대마초와 술을 딸에게 줬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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