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해명→활동 강행… 홍진영에 특히 분노하는 이유

국민일보

거짓 해명→활동 강행… 홍진영에 특히 분노하는 이유

입력 2020-11-12 14:04 수정 2020-11-13 12:30
MBC 캡처

가수 홍진영씨의 조선대학교 논문 표절 의혹이 거세지면서 대중은 방송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식 수사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와 5000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얻고 있고, 시민단체 ‘사법고시 준비생 모임’은 교육부에 교육부에 조선대학교를 대상으로 한 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조선대는 13일 대학원위원회를 열고 홍씨 학위가 적절하게 수여됐는지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비슷한 의혹이 이전에도 수두룩하게 불거졌지만 유독 홍씨에게만 큰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는 뭘까.

① 역풍 맞은 거짓 해명
국민일보는 지난 5일 홍씨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홍씨 측은 빠르게 해명문을 내고 “표절이 아닌 인용이며, 당시 추세대로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표절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아티스트 본인에게도 표절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인용이란 출처를 정확히 밝히는 행위인데, 홍씨는 본문에는 인용표기를 하지 않았다. 또 자신의 연구 내용을 정리하는 결론 파트에서 특히 타 연구물과 유사한 문장이 다수 발견된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후 국민일보는 지난 6일 “홍씨의 논문은 모두 가짜”라는 조선대 전 교수의 양심선언을 보도했다. 그는 홍씨의 학부와 석사, 박사까지 모든 과정의 학점을 준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해당 논문들은 모두 거짓이며 표절률은 99.9%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조선대 교수였던 홍씨 아버지의 입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홍씨가 수업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도 폭로했다.

홍씨는 또 빠르게 해명했다. 억울한 듯 보였다. 그는 SNS 글을 통해 “학위를 반납하겠다”면서도 “문제없이 통과됐던 부분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라는 수치로 판가름 나니 답답하다”고 적었다.

이 해명은 ‘표절이 어떻게 관행이 될 수 있냐’는 대중의 비난이 속출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표절의 구체적인 증거들, 조선대 전 교수의 양심선언에도 ‘표절이 아닌 창작물’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거짓 해명 논란에 불이 붙었다.

논란 후 두 번이나 빠르게 “표절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던 홍씨 측은 ‘거짓 해명’ 논란에는 지금까지 아무런 반박을 내놓지 않고 있다.

② 학벌 앞세운 ‘석·박사 엘리트’ 이미지 메이킹
홍씨는 데뷔 당시부터 긴 가방끈을 강조했다. 여러 방송에서 석·박사 학위 취득 사실은 물론 A로 가득 찬 성적표를 공개했고, 박사를 취득하면 강단에 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금 방송인 홍씨의 이미지가 ‘뜻밖의 엘리트’ ‘박사 가수’인 점은 홍씨 측도 부인하기 어려울 듯 하다.

논란 이후 특히 2013년 6월 홍씨가 출연했던 MBC 예능 ‘라디오스타’가 재조명됐다. 당시 홍씨가 박사 학위를 언급한 부분이 방송 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홍씨는 MC가 “박사 가수예요?” “논문도 직접 썼어요?”라고 묻자 “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진짜 많이 받았다”며 “‘돈 주고 박사 땄다’거나 ‘아빠가 대신 써준 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라고 말했다.

또 MC가 “요즘은 논문 검증도 다 한다더라”고 말하자 “그럼요”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홍씨는 “왜 거짓말을 하겠나”라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걸 했겠냐”고 반문했다.

비슷한 의혹이 잇따르자 이듬해 4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돈 주고 학위 땄다고 악플 다는 사람들, 몇천만 원 드릴 테니 박사 학위 따보시라”고 말했다. 2014년 MBC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 당시에는 자신의 논문을 가상 남편인 남궁민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홍씨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대부분에서 ‘박사 가수’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다.

③ 여론 무시하고 활동 강행
대중의 분노가 폭발하게 된 건 그가 논란을 개의치 않는 듯 태연하게 활동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진 날에도 컴백 무대를 예정대로 마쳤고, 7일 MBC ‘쇼! 음악중심’과 8일 SBS ‘인기가요’에 줄줄이 출연했다.

특히 지난 9일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미우새)에서 홍씨의 모습이 편집 없이 그대로 등장하자 여론은 들끓었다. 이날 시청률은 최근 두 달 기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미우새는 가수 김건모씨의 성폭행 의혹이 고발된 이후에도 방송을 강행해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번에도 여론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SBS는 “아무 입장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이날 방송은 신곡 ‘안돼요’ 홍보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시청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표절의 구체적인 증거와 양심선언이 이어졌지만 제작진이 시청자의 의견 무시했다는 이유다. 절대 가볍지 않은 파문을 일으킨 연예인의 방송 출연이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불러올지 제작진은 모르고 있을까.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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