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엑소더스’에 런던 집값이 들썩?…차이나머니 눌렀다

국민일보

홍콩 ‘엑소더스’에 런던 집값이 들썩?…차이나머니 눌렀다

입력 2020-11-21 07:02
영국 런던의 한 주택가. AFP 연합뉴스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홍콩 엑소더스가 현실화된 가운데 영국 런던 고급주택가를 중심으로 홍콩인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래 하락세인 런던 집값마저 들썩거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영국 부동산업체 ‘애스턴’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9월 런던 고급주택의 41%를 외국인이 사들였는데 프랑스인에 이어 홍콩인이 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인이 총 3억6540만파운드(약 539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전체 외국인 구매의 11%를 점유했고, 홍콩인과 미국인이 3억560만파운드(약 4514억원)어치로 나란히 9.2%씩을 차지했다. 2억7057만파운드(3997억원)어치를 사들인 중국인(8.3%)을 앞지른 것이다.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탈홍콩’을 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데 더해 영국 정부가 내년 1월 31일부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의 이민 신청을 받기로 한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매매, 임대 등 부동산 관련 표지가 내걸린 런던의 한 주택가. AFP 연합뉴스

지난 5월 27일 홍콩 센트럴 지역에서 홍콩보안법 의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무장한 경찰관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AP 뉴시스

애스턴은 1∼9월 런던에서 모두 6438채, 총 81억파운드 규모의 고급주택이 거래됐고 한 채당 평균 매맷가는 126만파운드(약 18억5000만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BNO 여권 소지자의 영국 시민권 신청자격이 런던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며 이미 예상 구매자들이 집을 보러다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SCMP는 “BNO여권 소지자들의 내년 엑소더스를 앞두고 홍콩인들이 영국 고급주택을 부지런히 낚아챘다”고 평가했다.

앞서 영국 언론은 향후 5년간 홍콩인 100만명이 영국으로 이주할 것이며, 이중 절반은 BNO 여권 소지자의 이민을 받는 첫해인 2021년에 옮겨가리라 전망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일단 BNO 대상자가 비자를 신청하면 5년간 거주·노동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후 정착 지위(settled status)를 부여하고 다시 12개월 뒤 시민권 신청을 허용키로 했다. 지난 2월 기준 BNO 여권을 가진 이는 34만9881명이지만 과거 소지자들까지 포함하면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도심의 전경. EPA 연합뉴스

지난 8월 11일 홍콩 시민들이 지미 라이 회장의 체포 소식을 다룬 빈과일보 1면을 들어보이며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애스턴은 “파운드화 약세와 함께 런던 집값이 2014년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인 점이 홍콩인들의 런던 주택 구매를 이끌고 있다”며 “코로나에 따른 여행 제한으로 일부 구매가 지장을 받고 있지만 내년이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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