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아, 아프지마” 태풍 피해도 ‘따뜻하게’ 바꿔준 동심

국민일보

“공룡아, 아프지마” 태풍 피해도 ‘따뜻하게’ 바꿔준 동심

태풍에 목 부위 부러진 공룡 조형물…공원 측 아이들 배려한 “치료중” 안냇말
아이들, 반창고 붙여주며 동심으로 화답

입력 2020-11-21 14:32 수정 2020-11-21 16:12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공룡 조형물이 부서지자 아이들이 반창고를 붙여주는 등 엄마 공룡 지키기에 나섰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울산 어린이들의 순수함’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목이 꺾인 공룡 조형물에 뽀로로 반창고가 수백개씩 붙어 있는 사진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9월 3일 태풍 ‘마이삭’의 여파로 울산광역시 공룡 발자국공원에 설치된 일부 조형물이 부러졌다.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공룡의 긴 목이 꺾여 버린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태풍 이후 부모와 함께 이곳을 찾은 아이들은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울산시는 추가 파손을 막기 위해 공룡 목을 초록색 천으로 감쌌다. 공룡을 보러 왔을 아이들의 마음을 감안해 ‘치료중’이라는 팻말을 걸었다. 안내문에는 ‘엄마 공룡이 많이 아파요. 태풍 마이삭이 공룡을 다치게 했어요. 엄마 공룡이 빨리 건강해지도록 어린이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주세요’라고 적었다.

공룡이 붕대를 감은 듯한 모습에 온라인상에서는 ‘목아파사우르스’ ‘붕대사우루스’ 등의 별명이 붙기도 했다.

공원 측의 작은 세심함은 아이들의 공감으로 이어졌다. 공원을 찾은 아이들이 바닥에 붙어 있는 브라키오사우르스 머리 부분에 반창고를 붙이기 시작한 것. 뽀로로, 라이언 등 형형색색 캐릭터 반창고가 100여개 넘는다. 울산 아이들이 평소 아끼던 공룡의 치료 소식을 듣고 응원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소리내서 웃었다. 인류애 충전” “아기들 동심 지켜주려고 저런 멘트 세워놓은 울산시도 감동” “아이들 너무 귀엽다” “울산 어린이들이 서울 아줌마 울렸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울산시는 빠른 시일 내 아이들에게 원상 복구된 공룡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중구 관계자는 “새로운 공룡 로봇 설치를 검토해봤지만 90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해서 보수 작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구조 안전까지 생각하다 보니 내년 초까지 복구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부러진 목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는데 동심을 위해 전체 가림막을 두른 채 공사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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