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 쓰레기더미에 방치한 엄마…경찰 선처 이유

국민일보

어린 아들 쓰레기더미에 방치한 엄마…경찰 선처 이유

입력 2020-11-23 08:35 수정 2020-11-23 10:24

쓰레기가 가득 찬 집에서 어린 아들을 키운 혐의로 입건된 여성이 딱한 사정을 고려한 경찰의 선처로 형사처벌을 피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A씨를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기소 의견이 아닌 아동보호사건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아동보호사건은 형사재판 대신 사건을 관할 가정법원에 넘겨 접근금지나 보호관찰 등의 처분을 내리는 조치다.

다만 검찰이 경찰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A씨는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형사재판에 넘겨질 수도 있다.

A씨는 몇 달간 쓰레기를 방치한 주거공간에서 아들 B군이 생활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9월 A씨의 집을 방문한 수리기사가 방 안의 모습을 보고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응급조치로 모자를 분리했다.

경찰은 A씨를 불러 조사한 뒤 A씨에게 형사처벌보다는 교화의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뒤 홀로 어린 아들의 양육을 책임지다가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져 집과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에 대한 학대 역시 없었으며, 먹이고 입히는 등 양육 활동도 충실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도 “엄마에게 불만이 없고 떨어지기 싫다”며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지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법원의 임시조치 명령을 받아 일단 B군을 보호시설에 머무르게 했다.

A씨는 경찰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고, 아들과의 분리 결정 직후 집을 치우는 한편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을 받는 등 반성과 개선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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