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 1년 항소한 가해자, 전신마비 20살 내동생은…”

국민일보

“금고 1년 항소한 가해자, 전신마비 20살 내동생은…”

입력 2020-11-23 16:28 수정 2020-11-23 16:31
끼어들기를 하는 차량(왼쪽)과 버스 안에서 넘어진 피해자의 모습. 유튜브 '한문철TV'

“20살 청춘이 대소변 걱정에 물과 음식 섭취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스무 살 여성의 언니가 23일 한 유튜브 채널에 전한 심경 글 중 일부다. 피해 여성은 지난해 12월 시내버스에 탑승했다가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한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면서 시내버스와 충돌했고, 그 충격으로 넘어진 여성은 버스 요금통에 부딪혀 전신마비가 됐다. 피해자의 언니는 최근 1심에서 금고 1년형이 선고됐다며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하는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의 언니 A씨는 이날 유튜브 ‘한문철TV’에 보낸 글에서 “(동생은) 보호자가 24시간 옆에 있지 않으면 물 한 모금도 제 손으로 먹지 못하며 대소변도 혼자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평생 사지마비로 살아갈까 봐, 부모님이 자신을 떠날까 봐 매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한탄한다”면서 “결국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신경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긴 병상 생활에 지친 피해자는 재활 의지도 줄어든 상태라고 한다.

A씨는 가해자가 공판 내내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며 분노했다. 그는 “가해자가 사고 후 11개월이 지나도록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병문안은커녕 어느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지 묻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공판 중에도 전화로 동생의 안부는 묻지도 않고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한 형사합의만 요청했다”며 “지난 11개월간 가해자를 만난 횟수는 법정에서 본 단 8번뿐”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 9월 22일 가해자 측에서 공탁금을 걸기 위해 아버지와 동생의 인적사항을 요구한다는 법원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진심 어린 사과 없이 공탁금으로 자신의 형량을 무마하고자 하는 가해자가 고작 금고 1년형이라니. 동생에게 차마 가해자가 금고 1년형을 선고받았다는 말을 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가해자는 지난달 21일 1심 선고 후 이틀 만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한다. A씨는 “가해자 부인이 자신은 남편의 사고 사실을 선고 후에야 알게 됐다고 했으나, 사건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거짓임을 확인했다. ‘찾아뵙겠다’고 해놓고 일주일 뒤 법무법인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했다”며 “잠시나마 그 가족은 정말 몰랐을 수도 있었을까 생각했던 내가 한심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금고 1년형은 동생과 제 가족이 겪어야 할 고통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20살 청춘이 언제까지 욕창과 대소변을 걱정하며 살아야 하느냐. 가해자와 그의 가족들의 무책임한 태도가 우리 가족을 더욱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고 이후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는 가해자가 2심에서는 부디 엄벌을 받아 평생 본인의 잘못을 뉘우치길 진심으로 원한다”고 했다.

이 사고는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5시쯤 경남 진주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시내버스가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자마자 옆 차선에서 달리던 차량 1대가 방향지시등을 켠 채 끼어들기를 시도했고 끝내 충돌했다. 버스에 탑승해 제일 뒷좌석에 앉으려던 피해자는 운전석까지 굴러와 요금통과 부딪혔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목뼈가 부러져 전신 마비 진단을 받았다. 당시 피해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지난달 26일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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