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세남매 덮친 화물차 운전자 ‘민식이법 적용’ 구속송치

국민일보

엄마와 세남매 덮친 화물차 운전자 ‘민식이법 적용’ 구속송치

입력 2020-11-24 09:50 수정 2020-11-24 10:30
연합뉴스

광주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세 남매 가족을 화물차로 들이받은 운전자가 검찰로 송치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2살 여아를 숨지게 하는 등 3명의 사상자 사고를 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치사 등)로 구속된 50대 A씨를 24일 오전 검찰로 송치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7일 오전 8시45분쯤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세 남매와 30대 어머니를 자신의 차로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유모차에 타고 있던 만 2살 된 여아가 사망했고, 30대 어머니와 4살 언니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유모차에는 영아인 막내 남동생도 타고 있었으나, 사고 과정에서 유모차가 화물차 옆으로 튕겨 나가면서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20일 오전 며칠 전 세 남매 가족이 화물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 장소인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주변 유치원 선생님들과 북구청 직원들이 원생들이 그린 교통안전 당부 포스터를 길거리 펜스에 설치하고 있다. 지난 17일 어머니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를 당해 2살 어린이가 숨지는 등 3명이 죽거나 다친 사고 내용을 접한 어린이들은 추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교통안전 포스터를 그려 어린이보호구역에 내걸기로 했다. 연합뉴스

차량 정체로 횡단보도 바로 앞에 화물차를 정차한 A씨는 정체가 풀리자 차량 앞에 있던 가족을 발견하지 못하고 차량을 출발시키면서 사고를 냈다.

세 남매 가족은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반대 차로 주행 차량들이 횡단보도에서 멈추지 않고 연이어 지나가는 탓에 길을 한 번에 건너지 못하고 화물차 앞에 멈춰 서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가족이 차량 앞에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주변 CCTV, 차량 블랙박스,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전방 주시의무 위반 등 부주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

스쿨존에서 2세 여아를 숨지게 한 혐의에는 일명 ‘민식이법’인 특가법상 치사를 적용하고 어머니를 다치게 한 부분에 대해서는 교통사고 특례법을 적용했다.

경찰은 A씨와는 별도로 횡단보도에서 ‘일단멈춤’ 하지 않고 주행한 차량 4대와 불법 주정차한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발송했고, 이들에 대해 범칙금이나 과태료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곳은 지난 5월에도 7살 초등학생이 SUV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는 사고를 당하는 등 올해만 두 번째 스쿨존 사고가 반복된 장소다.

첫 번째 사고 직후 횡단보도가 신설됐으나 신호기와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는 설치되지 않았다.

경찰과 지자체는 두 번째 사고가 난 뒤 신호기 설치, 불법주정차 단속 카메라 신설, 주정차 금지 노면표시, 과속 방지턱 추가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호기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주민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가 의견수렴에 나섰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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