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사고’ 주치의 사과 “떨려 차트기입 잊어, 죄송하다”

국민일보

‘제왕절개 사고’ 주치의 사과 “떨려 차트기입 잊어, 죄송하다”

밤 10시 넘은 시간, 산모 충격 고려해 나중에 고지했다 해명

입력 2020-11-25 17:10

지난 19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불거진 대구 신생아 의료사고에 대해 해당 병원 주치의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25일 대구 수성구의 한 병원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응급제왕절개 중 발생한 이번 일을 담당한 주치의입니다”라고 시작되는 글이 팝업창으로 올라왔다.

그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일에 대해 분만을 담당한 주치의로서 명확하게 입장을 전달드리지 못해 오해의 소지만 깊어가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상황은 옳지 않다고 판단돼 직접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대구 수성구 A 여성병원 홈페이지 캡처.

이어 그는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치의는 “분만 당시 36주 초임에도 양수파열로 새벽 1시에 내원해 자연분만을 시도했으나 아두골반불균형 즉 태아머리가 골반에 끼여 익일 밤 9시를 넘기며 급히 응급으로 제왕절개수술을 결정해 분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왕절개 과정 중 발생한 신생아 귀윗쪽 두피의 열상(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된 저는 당시 처음 경험하게 된 상황이라 처치를 우선으로 할 것인지 보호자들에게 고지를 우선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순간의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주치의는 “거의 밤 10시가 넘어 안정을 취하기 위해 산모가 병실로 올라간 상황에서 아기의 열상 소식을 전했을 경우 산모의 충격과 임신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상태로 세상에 나온 미숙아이기에 당황했다”며 “긴급 처치가 우선이라는 지금의 결론을 내리게 돼 처치를 우선으로 했으며 당시 너무나 긴장하고 떨려 차트를 기입해야 한다는 것을 잊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저의 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당황함에서 나온 차트 미작성, 미리 고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처음의 입장과 지금의 입장에 있어 아기 부모에게 말씀 드렸던 것처럼 지금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며 “주치의로서 고지를 미리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보호자들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주치의는 “저의 잘못을 묻고자 한다면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제가 직접 보호자에게 말했고 지금도 입장은 변함이 없다. 근무 중인 병원 및 병원장의 입장 또한 모두 같다”고 전했다.

그는 “주치의로서 잘못을 회피하려 한다는 등 저의 부족함으로 발생한 이번 일에 너무나 많은 논란들로 이 일을 직접 겪으신 피해 아기와 부모, 병원을 믿고 찾아주는 모든 산모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책임을 다 할 것이니 더 이상 당사자들도 또 다른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글을 마쳤다.

앞서 1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 얼굴에 깊은 상처, 무책임한 병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인 부모는 “대구 수성구 한 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아기를 분만했는데 의료사고로 아기 얼굴에 깊은 상처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모는 “수술 다음 날 오후, 의사 선생님이 남편과 함께 이야기하자고 요청했다”며 “산부인과 의사 본인의 잘못으로 수술 도중 아이의 얼굴과 귀 사이에 상처를 냈다고 말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이가 입은 상처는 왼쪽 구레나루 옆으로 성인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크기다.

아이 부모는 상처를 확인한 후 수술 기록지와 간호 기록지를 요청했으나 당시 상황이 의료 기록지에는 없었고 간호 기록지에만 간단히 적혀있었다고 밝혔다.

부모는 이후 “지인을 통해 신경외과 전문의께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감각 신경과 운동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라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아이 상처에 대해 타 병원의 정밀검사를 요구했지만 병원에선 아이가 너무 어려 해줄 수 없다고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면 앞으로 아기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해당 병원은 전적으로 책임이 없다는 서약서에 사인해야만 한다고 하더라”며 주장한 바 있다.

송다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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