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치기 강간미수 후 14년 도망친 그놈…‘이것’에 덜미 잡혔다

국민일보

퍽치기 강간미수 후 14년 도망친 그놈…‘이것’에 덜미 잡혔다

입력 2020-11-27 10:09 수정 2020-11-27 13:54
국민일보 DB

노래방에서 미리 준비한 벽돌로 머리를 내리치고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30대 남성이 14년 만에 붙잡혀 중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범행 현장에 신원미상의 DNA가 남아 있었는데, 가해 남성이 지난해 또다시 성폭력 혐의로 신고되면서 덜미를 잡힌 것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상구)는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8)에게 전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기관에 대한 각 7년의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06년 6월 한 노래방에서 근무하는 B씨의 머리를 벽돌로 내리친 뒤 의식을 잃자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깨진 맥주병으로 B씨의 얼굴을 긋기도 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머리를 다쳐 8일 동안이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정신적 충격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황장애 등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행은 약 14년간 장기 미제로 남았다. 범행 현장에 가해 남성의 DNA가 남아 있었으나 대조군이 없어 누구의 것인지 특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2016년 시효가 만료되면서 이 사건은 영영 미제로 남을 뻔했다.

그러나 지난해 A씨가 다른 성폭력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사건은 급반전을 맞았다. 조사 과정에서 채취된 A씨의 DNA가 과거 노래방 성폭행 미수 사건 현장에 남겨진 DNA와 일치했던 것이다. ‘DNA 증거 등 그 죄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 때에는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된다’는 성특법 조항에 따라 공소시효가 2026년으로 연장됐고, 미제사건의 범인 A씨는 처벌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에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장기간 미제였다가 최근 유전자 정보 대조를 통해서 범인이 밝혀졌다”며 “A씨는 지난 14년 동안 범행에 대해서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은 채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14년 동안 범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흉터로 인해 자녀 양육도 못 하고 사회생활도 못 하는 등 일상적 삶을 송두리째 빼앗겼다”며 “피해자의 고통과 피해를 고려하면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홍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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