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맞으세요’ 대규모 백신 접종 앞둔 영국 음모론과 전쟁

국민일보

‘제발 맞으세요’ 대규모 백신 접종 앞둔 영국 음모론과 전쟁

12월 7일 서방 국가 중 최초
“코로나 봉쇄도 백신 접종도 싫다” 반정부 시위
정보부대 투입해 백신 음모론과 전쟁 개시

입력 2020-11-29 17:01 수정 2020-11-29 18:26
2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봉쇄 및 백신 접종 반대 시위자를 영국 런던 경찰이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이 이르면 오는 12월 7일(현지시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착수한다. 서방 국가 중에는 가장 먼저 코로나 백신을 배포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접종 거부 사태를 조장하는 백신 음모론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영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앤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다음주 중으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승인해 조만간 접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의료진과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이르면 다음 달 7일 첫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이미 화이자 측에 백신 2000만명분을 선주문한 상태다.

영국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휘할 전담 차관도 새로 임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신설된 백신 담당 정무차관 자리에 나딤 자하위 기업부 정무차관을 임명했다. 자하위 차관은 맷 행콕 보건장관 아래서 백신 유통과 접종 업무에 주력할 예정이다.

영국에서 접종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서방 국가 중에서는 최초다. 미국은 영국보다 4일 늦은 다음 달 11일부터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러시아와 중국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서방 국가들은 안전성을 이유로 도입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임박한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백신 음모론과의 전쟁에도 돌입했다. 29일 영 더타임스가 입수한 정부 문건에 따르면 영국군은 7일 개시될 예정인 접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육군 77여단 산하 정보부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대상으로 정보 작전을 수행했던 최정예 부대다.

영국 정부는 전날 런던 중심가에서 마스크 착용 및 백신 접종 반대 시위가 일어나자 정보부대 투입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155명의 시위대가 경찰 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될 만큼 격렬한 시위였다. 현재 영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음모라는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 게이츠 재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에 실시간 감시 마이크로칩을 넣어놨는데, 이 칩을 전 세계인들에게 심기 위해 고의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주장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의 3분의 1 이상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이거나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정보부대는 소셜미디어에서 코로나19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러시아 등 적대국이 유포하는 백신 관련 허위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누가 백신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또 누가 이런 정보를 보는지 분석하는 것이 이들의 핵심 업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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