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내쫓자 손님들 더 화내, 롯데마트도 알면 달라져” [인터뷰]

국민일보

“조이 내쫓자 손님들 더 화내, 롯데마트도 알면 달라져” [인터뷰]

안내견 ‘조이’와 국회 누비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입력 2020-12-01 00:05 수정 2020-12-01 00:05

지난 29일 인스타그램에는 롯데마트 서울 잠실점에서 매니저로 보이는 직원이 교육 중인 장애인 안내견의 입장을 막고 언성을 높였다는 내용의 고발글이 올라왔다. 함께 올라온 사진 속 안내견은 잔뜩 겁을 먹은 모습이었다. 글에 따르면 안내견을 교육중이던 자원봉사자(퍼피워커)는 윽박 지르는 직원 앞에서 눈물까지 흘렸다. 롯데마트 예비 안내견 사건이 전해진 뒤 온라인은 공분으로 달아올랐다. 롯데마트는 뒤늦게 30일 사과문을 올렸지만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거부당한 퍼피워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지난 4월 첫 등원 당시 안내견 ‘조이’의 국회 출입을 둘러싸고 논란을 겪었다. 하지만 첫발을 내딛는게 어려웠을 뿐이다. 시대가 달라졌다. 2004년 시각장애인 정화원 의원의 안내견은 국회 출입이 끝내 불허됐지만 조이는 여야를 막론한 지지 속에 2020년 국회를 누비고 있다.

김 의원은 30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롯데마트 사태는) 많은 사람이 안내견에 대해 몰라서 생긴 일”이라며 “안내견에 대해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안내견 조이. 뉴시스

-조이 때도 그렇고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아직 충분치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동물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다, 이런 개념이 받아들여진 지 얼마 안 됐다. 지금 반려견과 관련된 문화가 잘 성장해가고 있지만 아직은 동물하면 가축이 먼저 떠오른다. 어르신들이나 (반려견 문화를) 접해보지 못한 분들은 이해를 못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인지 약간만 나와 다른 것도 받아들이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다. 조이 역시 안내견이 국회에 혼자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주객이 전도된 논란이었다. 장애인복지법을 만든 입법기관에서 안내견 출입을 반대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때 논란거리가 아닌 일이 이슈화됐던 것처럼, 아직 사람들이 안내견이 뭔지 잘 모른다는 게 (문제다).”

-롯데마트에서 안내견 출입을 거부한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사안은 1차적으로 롯데마트 직원이 재활보조견이 되려고 공부하는 아이들도 법의 보장을 받는다는 사실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공부중이라고 쓰인 옷을 입고 있었지만 어쨌든 성견도 아니라 반려견을 데리고 거짓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이 알려져야 한다. 안내견을 거부하는 사례도 많은데 훈련견은 어떻겠나. 나랑 같이 일하는 직원도 (훈련견은) 30년 만에 처음 봤다고 하더라. 더 알려야 한다.”

-유사한 경험, 퇴짜를 맞거나 입장을 거부당한 적이 있는지

“의원이 된 뒤에도 지방의 한 식당에서 입장을 거부당한 적이 있다. 그때 따지기는 곤란해 잘 설명하려고 하는데 주변 분(손님)들이 옆에서, 내가 죄송할 정도의 어조로 대신 설명해주더라. 보통 식당은 손님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안내견을 거부하는데 요즘은 손님들이 법으로 다 허용되는 것이라고 나서주는 거다. 그때도 그런 식으로 식사를 했는데 나중에 사장님은 조이를 알아보더라. 아마 거부한 그 직원분은 정말 몰랐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래통합당 김예지 당선인과 안내견 조이가 지난 5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견학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안내견들의 본회의장 출입은 허용되지 않았다. 연합

-롯데마트 사건에서도 온라인상 여론은 훈련견에 대해 우호적인 것 같다.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다행이다. 이런 식으로라도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알려져야 많은 분들이 알게 된다. 이번 사건도 누군가는 거부를 했지만 다른 분들이 사진을 찍어주고, 인스타그램에 올려주면서 기사가 됐다. 지각 있는 분들이 많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국민 모두가 이런 걸 함께 알리는 주체가 된다고 하면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다.”

-혹시 현재 진행 중인 법안이나 계획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이미 ‘조이법(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안내견 출입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없이는’ 거부할 수 없도록 되어있는 조항을 명확하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용과 함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인식 개선을 위해 공익 광고를 실시하는 등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런 문제는 과태료를 높이거나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개개인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 함께 사는 사회인 만큼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가야지 ‘벌을 받을까봐 두려워 참는다’는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보건복지위원회 다른 의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또 계속해서 해당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해나가겠다.”

-마지막 당부의 말이 있다면

“이번 일에서 퍼피워킹(안내견 훈련)을 했던 분도 그렇게 슬퍼했다는데 장애 당사자가 거부를 당한다면 사실 본인의 존재 자체를 거부당하는 것이다. 본인 자체를 거부당한 느낌은 정말 가슴 아프고 상상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나가서 이런 일이 이슈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니까 장애 당사자나 봉사하는 사람들이 인식을 전환하는 주체가 된다는 생각으로 당당하게 행동했으면 좋겠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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