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징계위 처분도 불복할 듯… 법조계 “사퇴하기엔 멀리 와”

국민일보

尹 징계위 처분도 불복할 듯… 법조계 “사퇴하기엔 멀리 와”

입력 2020-12-01 18:22
1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자진사퇴가 거론되지만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사퇴하기에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해임 처분을 의결해도 윤 총장은 추가적인 집행정지 신청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수도권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1일 “현재 상황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과 절차를 어겨 생긴 일”이라며 “윤 총장의 사퇴는 위법·부당한 조치를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위법·부당한 조치에 대해 끝까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진영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추 장관을 겨냥해 “윤 총장까지 물귀신 작전으로 동반 사퇴로 끌어들일 생각은 말아 달라”며 “진정한 검찰 개혁을 위해 장관직에서 단독 사퇴해 달라”고 촉구했다. 검찰 내부에서 추 장관 사퇴 요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검찰에서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부당한 조치에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반사퇴론은 사실상 ‘윤 총장 찍어내기’라는 반응이 나온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사퇴는 추 장관의 위법한 조치들이 전부 철회돼야 가능한 일일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에서 검사 ‘집단반발’을 조직이기주의로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검사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인데 위법·부당한 조치를 보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사실상 직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정부의 검찰 개혁이 권력 수사를 못 하게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니 검사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해임을 의결하면 최종적으로 대통령 결재가 필요하다. 다만 해임 처분의 의결을 윤 총장이 대통령의 뜻이라며 받아들일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일은 추 장관이 주도한 것이고 징계위 처분도 장관이 하는 것”이라며 “추 장관이 아닌 대통령의 직접적인 권한 행사가 있어야 윤 총장이 받아들일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징계청구 및 수사의뢰 등 조치에 절차상 중대한 흠결이 있어 부당하다고 결론 낸 것도 향후 윤 총장의 대응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도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조치의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향후 해임처분이 나오고 집행정지가 추가로 제기돼도 징계 절차에 흠결이 있었던 점이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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