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상황극? 성폭행 인식” 실행범 무죄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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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상황극? 성폭행 인식” 실행범 무죄 뒤집혔다

징역 5년 선고 후 법정 구속
강간 유도 남성은 9년으로 감형

입력 2020-12-04 16:32 수정 2020-12-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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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면부지의 여성을 성폭행한 뒤 ‘강간 상황극’으로 오해했다고 주장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남성이 항소심에서는 유죄를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4일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주거침입 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모(39)씨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강간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대전법원 종합청사 전경. 연합뉴스

재판부는 상당히 이례적인 강간 상황극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시작과 종료는 어떻게 할지, 피임기구는 사용할지 등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했다. 피고인이 강간 상황극이 아니라 실제 강간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주소 같은 개인정보를 알려줄 정도로 익명성을 포기하고 이번 상황극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간 과정에 피해자 반응 등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을 거라 보이는데도 상황극이라고만 믿었다는 피고인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강간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충동 때문에 간음한 것”이라며 “상황극이라는 말에 속았다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오씨를 유도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주거침입강간죄가 적용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던 이모(29)씨는 2심에서 미수죄만 인정돼 징역 9년으로 감형됐다.

이씨는 강간 유도 사건과 별개로 집 인근 주차 차량에서 다른 여성의 전화번호를 알게 된 뒤 20여 차례에 걸쳐 음란 메시지를 보낸 혐의(통신매체 이용 음란 등)로도 기소됐는데, 이 사건 피해자와 일부 합의한 점이 양형에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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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지난해 8월 랜덤 채팅 앱 프로필을 ‘35세 여성’으로 꾸민 뒤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오씨가 관심을 보이자 그에게 집 근처 원룸 주소를 일러주며 자신이 그곳에 사는 것처럼 속였고, 오씨는 이씨가 알려준 원룸에 강제로 들어가 안에 있던 여성을 성폭행했다. 이씨는 오씨가 피해자 집에 침입한 직후에 찾아가 범행 장면을 일부 훔쳐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조사 결과 두 남성과 피해자까지 세 사람은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고, 이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오씨를) 골탕 먹이려 했을 뿐 실제 성폭행 사건으로 이어질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오씨가) 이씨에게 속아 강간범 역할로 성관계한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오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황금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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