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성탄절 선물보다 더 따뜻한 “고마워요♥”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성탄절 선물보다 더 따뜻한 “고마워요♥”

입력 2020-12-25 15:08
YTN

코로나19로 인해 맞게된 조용한 성탄절, 다들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매년 이맘때쯤이면 도시 곳곳이 반짝이고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올해만큼은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는 등 거리가 한산한 모습입니다.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찾기 어려워졌죠.

그런데 여기, 얼굴을 직접 보지도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성탄 인사를 나눈 이들이 있습니다. 25일 오전 YTN을 통해 전해진 소식입니다.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최근 정성스럽게 만든 그림 편지가 붙었습니다. 편지 내용은 ‘택배기사님을 응원합니다’입니다. 아래에는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적었고, 한쪽에는 트리와 산타, 눈사람까지 그려 넣었죠. 글자 하나하나를 여러 색연필로 꾸미는 등 한눈에 보기에도 정성스럽게 만든 편지였습니다.

편지를 만든 건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아이였다고 합니다. 아이의 세심함은 편지를 자세히 볼수록 더욱 돋보였습니다. 트리 그림에 작은 글씨로 ‘힘내세요’ ‘건강하세요’ ‘올해도 수고하셨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등의 예쁜 말들을 적어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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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깜짝 선물이 등장했습니다. 택배기사님이 파이가 담긴 상자와 편지를 두고 간 거죠. 편지에는 ‘그림을 그린 아이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전달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성탄 전야인 24일에도 이와 비슷한 사연이 뉴스1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대전 대덕구 법동의 한 아파트 주민이 문고리에 택배기사님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걸어둔 거죠. 이 주민은 선물 봉투에 붙여둔 쪽지에서 “택배기사님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약소하지만 아이와 함께 준비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나온 용인 아파트 아이와 택배기사님의 편지를 엘리베이터에서 본 주민들은 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쓸쓸한 성탄절을 맞은 건 그곳 주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외출을 자제하며, 가족과 함께 또는 홀로 연휴를 보내고 있겠죠. 그러다 접한 주변의 감동적인 이야기에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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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주 작고, 소소한 것들이 큰 힘이 되고는 합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기도 하죠. 아이의 편지와 기사님의 선물, 눈물 흘린 아파트 주민들처럼요. 또는 아이의 편지 구석에 누군가 적어둔 “고마워요♥”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주고받으며, 또 공감하고 감사해하며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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