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앞 비닐봉지 재활용했는데 절도죄” 靑 청원

국민일보

“쓰레기통 앞 비닐봉지 재활용했는데 절도죄” 靑 청원

입력 2021-01-13 15:32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쓰레기통 앞에 떨어져 있던 일회용 비닐봉지를 가지고 간 50대 여성이 벌금 7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이 여성은 국민청원글을 올리는 등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절도 혐의로 A씨(53)를 벌금 7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인천시 서구 불로동의 한 마트에서 4000원 상당의 강아지 간식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당초 경찰은 A씨를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죄명을 절도로 변경했다. 타인이 흘린 물건을 가져다 쓰면 점유이탈물횡령이고, 타인의 물건을 몰래 훔친 것은 절도에 해당한다.

검찰은 “매장 내 습득품은 매장 관리자의 점유하에 있는 것으로 이를 무단으로 가져가는 것은 절도죄에 해당한다”며 “피의자의 동종 전과 관계와 범행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 등 증거관계를 검토해 절도죄로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쓰레기통 앞에 떨어진 1회용 비닐봉투 주워서 재활용했다가 절도로 70만원 벌금형 받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자신의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청원글에서 A씨는 “(마트에서) 구입한 물건이 몇 개 되지 않아서 쓰레기통 앞에 떨어진 1회용 비닐봉지를 주워서 물건을 담아 가지고 왔다”며 “누군가 쓰레기통에 넣으려다 바닥에 떨어뜨린 줄 알고 (비닐봉지를) 사용한 죄로 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 건으로 청와대 신문고에 글을 올렸는데 상담해주신 변호사님도 너무도 억울하겠다며 이런저런 절차를 설명해줬다”며 “억울함을 풀려면 형사재판을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변호사 비용도 없고, 이 사건이 과연 절도로 법적 요건이 구성되는지 도무지 머리가 하얘진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A씨는 “점유물 이탈 횡령죄도 억울한데 검찰에서는 한술 더 떠서 절도라니. 쓰레기를 주워서 재활용해도 절도가 되는 세상이 된 것 같아 억울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4000원 상당의 강아지 간식을 (비닐봉지 안에서) 본 적도 없고, 있는 줄 인지조차 못했는데 어떤 재산적 이득을 취했다고 절도가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약 1800명의 동의를 받았다.

김수련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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