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FA 계약만 남은 두산…베테랑 유희관은 어디쯤

국민일보

투수 FA 계약만 남은 두산…베테랑 유희관은 어디쯤

8년 연속 10연승 거뒀지만 나이가 걸림돌

입력 2021-01-14 05:00
두산 베어스 유희관.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다음 계약 상대로 유희관(35)을 골랐다. 두산은 지난 11일 유희관과 첫 협상 테이블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KBO 역대 네 번째로 8년 연속 10승을 기록한 좌완 투수 유희관은 ‘느림’과 ‘정교함’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나이가 걸림돌이다.

두산은 FA 협상에서 ‘급한 불’은 껐다. 우선순위 협상 대상으로 분류됐던 허경민, 정수빈, 김재호를 잔류시켰다. 3명과 총액 166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두산 구단의 재정 악화 루머를 무색하게 했다. 최주환(SK 와이번스), 오재일(삼성 라이온스)이 떠나면서 두산은 투수인 유희관(35)과 이용찬(32)과의 협상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두산은 유희관이 무리한 요구만 하지 않는다면 협상을 파행으로 가져갈 생각은 없다. 두산 관계자도 “구체적인 금액은 언급할 수 없지만, 합리적인 선에서 서로 합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유희관의 높은 장점은 꾸준한 이닝 소화 능력이다. 지난 2013년부터 1군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한 유희관은 평균 166.25이닝을 던져왔다. 8년 연속 10승을 얻은 점은 선발투수로서 유희관의 가치가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나이가 걸림돌이다. 2020시즌 성적이 주춤하면서 노화로 인한 기량 하락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닌지 구단에서는 우려한다. 지난 2019시즌 166.1이닝을 소화하던 유희관은 이번 시즌 136.1이닝으로 크게 줄었다. 평균자책점도 3.25에서 5.02로, 전적도 11승 8패에서 10승 11패로 바뀌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유희관을 선발에서 배제했다. 이 때문에 30대 중반을 넘어선 투수에게 두산이 다년 계약을 안기기는 부담스러워 보인다.

다만 유희관이 경험 많은 두산 원팀 베테랑 투수라는 것을 구단이 무시하기는 어렵다. 특히 지난 시즌 최원준 등 젊은 투수들의 선발 투수 안착에 기대감이 컸지만, 2019시즌 17승을 거둔 이영하조차 2020시즌 고전하며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옮겼을 때 유희관은 꾸준히 제 역할을 했다. 여기에 올 시즌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이럴 때일수록 대체하기 어려운 왼손 투수 역할을 해주고 있는 유희관이 필요하다.

유희관을 원하는 다른 구단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에서, 유희관 역시 두산을 떠난다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위험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두산은 유희관과의 협상 마지노선을 스프링캠프 전으로 잡았다. 서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016시즌 이후 두산과 재계약한 좌완 이현승이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2010시즌부터 두산에서 활약한 이현승은 FA 시장 나오기 직전 시즌인 2016년 57.2이닝 동안 1승 4패 25세이브를 해내며 마무리 투수로 주로 활약했다. 그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0.24였다. 당시 34살이었던 이현승은 3년 총액 27억원 규모로 두산과 계약했다. 당시 2년을 원했던 두산과 4년을 원했던 이현승이 한발씩 양보한 결과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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