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소설이 상 5개 휩쓸어…문학계 구글링도 안 하나”

국민일보

“훔친 소설이 상 5개 휩쓸어…문학계 구글링도 안 하나”

입력 2021-01-17 11:49 수정 2021-01-17 12:06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한 남성이 다른 사람의 작품을 도용해 각종 문학 공모전을 휩쓸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표절 여부를 알 수 있는 만큼 이 남성에게 수차례 상을 준 문학계를 향한 비판도 일고 있다.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소설 ‘뿌리’의 작가 김민정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 도용되었으며 제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하였다는 걸 제보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김민정씨 페이스북 캡처

이어 김씨는 “이는 구절이나 문단이 비슷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한 명백한 도용”이라며 “제 글을 도용한 분은 저의 소설 ‘뿌리’로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이렇게 다섯 개의 문학상을 수상하였다”고 덧붙였다.

2018년 '백마문학상'을 받은 김씨의 소설과 2020년 문예지 '소설미학'에 올라온 글. 내용이 모두 같다.

김씨는 “소설을 통째로 도용한 이 일은 문학을 넘어 창작계 전반에 경종을 울릴 심각한 사안이라 생각한다”며 “문학상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당선작이라 칭하는 작품엔 그에 맞는 표절, 도용 검토가 필요하다. ‘뿌리’는 2018년 백마문화상을 수상한 작품이었고, 온라인에 본문이 게시되어 문장을 구글링만 해보아도 전문이 나온다. 이것은 문학상에서 표절, 도용을 검토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마저 부재함을 시사한다”고 꼬집었다.

이 남성은 김씨의 소설 외에도 다양한 글을 표절해 각종 공모전을 휩쓸었다고 한다. ‘교보문고 문서검색’에서 내려받은 글을 ‘6·15통일문학상’에 제출해 우수상을 받는가 하면, 국제신문 칼럼을 베껴 ‘다카시 공모전’에 내기도 했다.
국제신문 칼럼

남성이 코스미안상에 제출한 글

이 남성은 2018년 4월 온라인 과제물 거래사이트 ‘해피캠퍼스’에 등록된 ‘자전거 내비게이션_공공데이터 활용 창업아이디어_사업계획서’를 도용해 ‘2020 시민 도시계획 아이디어’에 제출해 우수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관광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변리사회 논문 공모전 등에서도 표절작으로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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