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 침묵…‘8살 딸 살해’ 엄마, 법원 출석길

국민일보

휠체어 타고 침묵…‘8살 딸 살해’ 엄마, 법원 출석길

입력 2021-01-17 14:24 수정 2021-01-17 14:27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8살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어머니가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A씨(44)는 17일 오후 1시41분쯤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그는 검은색 모자와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A씨는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 “출생신고를 왜 하지 않았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부터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8일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딸 B양(8)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주일간 딸의 시신을 주택에 방치했다가 지난 15일 “아이가 죽었다”며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의식이 없는 상태의 A씨와 숨진 B양을 발견했다. A씨는 화장실 바닥에 이불과 옷가지를 모아놓고 불을 지르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기를 흡입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며 전날 퇴원과 동시에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씨는 매달 생계비를 지원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특정한 직업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B양은 출생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서 “법적 문제로 딸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고 올해 3월 학교에 입학시키려 했다”면서도 “생활고를 겪게 되면서 처지를 비관해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혼 관계인 B양의 친부와 수년간 동거하다가 최근 이별을 하게 되면서 심리적 충격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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