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 울산 어린이집…재수사서 학대 83건 더 나왔다

국민일보

‘물고문’ 울산 어린이집…재수사서 학대 83건 더 나왔다

피해 부모 호소에 재수사…학대 수십건 드러나
경찰 부실 수사 논란…“부족한 부분 있었다”

입력 2021-01-20 15:13
학대 장면이 담긴 어린이집 CCTV. 피해 아동의 부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MBN,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울산 남구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발생한 3세 남아 학대 사건에 대해 경찰의 재수사 결과 80여건의 학대 혐의가 추가로 발견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해당 어린이집 재수사에서 학대 정황을 추가로 발견하고 지난 1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2019년 11월 피해 부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3월 사건을 검찰에 넘긴 바 있다. 당시 경찰은 두 달 분량의 어린이집 CCTV에서 총 23건의 학대 정황을 발견했다.

검찰은 이 중 22건을 학대로 인정해 가해 보육교사 2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원장을 신고 의무 위반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그러나 피해 아동의 부모가 재판 과정에서 법원을 통해 확보한 CCTV에는 22건 외에도 학대 정황이 더 있었다.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경찰의 재수사를 요청했고,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MBN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재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추가 학대 혐의는 총 83건이다. 피해 아동에게 물을 억지로 먹이는 ‘물고문’ 장면도 CCTV에 있었다. 2019년 9월 촬영된 CCTV 영상에서 교사는 주전자의 물이 바닥날 때까지 피해 아동에게 물 여섯 잔을 연거푸 마시게 한 뒤 다른 물통을 꺼내 한 잔을 더 줬다. 나흘 전에도 교사가 13분간 일곱 잔의 물을 줘 아이가 토하고 경련을 일으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보육교사의 이같은 행위를 뒤늦게 범죄 혐의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최선을 다해 수사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현재 보육교사 2명과 원장에 대한 재판은 지난해 12월 법원의 선고를 하루 앞두고 검찰의 변론재개신청으로 미뤄진 상태다.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올렸던 국민청원은 지난 7일 1만7017명의 동의를 받은 채 종료됐다. 아이의 어머니는 청원에서 “나와 우리 아이를 딛고, 밟고서라도 다른 아이들이 당연히 제공받아야 할 정당한 권리를 찾기를 바란다”며 “(어린이집이) 지친 하루에도 아이만을 생각하고 묵묵히 살아가는 이 나라 모든 부모가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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