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자마자 출발… 10m 끌려간 승객 결국 숨져

국민일보

문 닫자마자 출발… 10m 끌려간 승객 결국 숨져

입력 2021-01-21 10:49 수정 2021-01-21 10:59
채널A 방송화면 캡처

경기도 파주에서 시내버스에서 내리던 20대 여성 승객이 뒷문에 패딩이 끼어 끌려가다가 버스에 깔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8시30분쯤 경기 파주시 법원읍의 한 도로에서 A씨(21)가 퇴근 중 버스에서 하차하다 옷 자락이 뒷문에 끼었다.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이날 언론에 공개된 사고 영상을 보면, 버스에서 A씨가 내리고 문이 닫히자마자 버스가 출발했다.

A씨는 문을 두드리며 10m 이상을 끌려갔고,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넘어져 차에 깔렸다. 크게 다친 A씨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버스 내부에는 뒷문을 비추는 CCTV가 있었고, 뒷문엔 승객의 하차를 감지하는 센서도 있었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운전기사는 “승객이 내리는 걸 보고 출발했는데, 덜컹거리는 느낌이 있어 차를 세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일차적으로 버스 기사가 승객의 안전을 충분히 확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육본부 교수는 “경찰 수사가 초기라 예단하기 어렵지만, 승객이 안전하게 타고 내리는 걸 확인하는 것은 버스기사의 중요한 의무”라고 동아일보에 말했다.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YTN과의 통화에서 “발을 땅에 디뎠다고 운전자의 주의 의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버스에 옷자락이 끼었다는 것은 아직 하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운전자의 과실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등에 따르면 운수종사자의 준수 사항으로 승객의 승·하차 전 또는 출입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상태에서는 차가 출발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사가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편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운전기사를 입건하고, 주변 CCTV를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