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석방하라” 영하 50도에도 러시아 전역서 시위

국민일보

“나발니 석방하라” 영하 50도에도 러시아 전역서 시위

입력 2021-01-24 08:07 수정 2021-01-24 09:56
뉴시스

독일에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고 귀국한 뒤 구금된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23일(현시시간)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졌다. 영하 50도에 이르는 맹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참가했다.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모든 지역의 집회를 불허하고 참가자들을 체포했다.

인테르팍스통신과 반정부 성향 신문 ‘노바야가제타’ 등은 이날 나발니를 지지하는 비허가 시위가 수도 모스크바와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베리아·극동 주요 도시 등 60여개 도시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에선 시위 예정 시간인 이날 오후 2시 이전부터 푸슈킨광장에 나발니 지지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광장이 시위대로 가득 찼다.

내무부(경찰)는 참가자들이 약 4000명이라고 밝혔으나 노바야가제타 등 일부 언론은 최소 1만5000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참가자들은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나는 두렵지 않다’ ‘무법에 반대한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발니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확성기로 코로나19 전파 위험으로 집회를 열어선 안 된다고 계속 경고했으나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았다. 해산 조짐이 없자 경찰과 내무군은 무력으로 광장에서 시위대를 몰아내기 시작했으며 저항하는 참가자들에게 곤봉을 휘두르며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모스크바에서만 600명 이상의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했다고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현지 비정부기구(NGO) ‘OVD-인포’가 전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도 시위 현장에서 연행됐다가 이후 풀려났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세나트광장’에서도 약 5000명이 참여한 시위가 벌어졌으며 일부 참가자들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 지지 시위는 이날 앞서 극동도시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트스키, 마가단, 유즈노사할린스크, 블라디보스토크, 야쿠츠크 등에서 먼저 시작됐다.

나발니 지지 단체들은 11시간대에 나눠 있는 러시아 전역에서 지역별로 23일 오후부터 시위를 벌인다고 예고했었다. 이에 맞춰 시간대가 이른 극동부터 먼저 시위가 시작됐다.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선 약 3000명이 거리행진 시위를 벌였고 일부 참가자가 체포됐다.

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떨어진 야쿠츠크에서도 약 300명이 시내 광장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일부 시위대를 체포했다. 하지만 나발니 지지자들은 이러한 대규모 체포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말에 또다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나발니는 신경작용제에 중독돼 독일에서 5개월간 치료를 받고 지난 17일 모스크바로 귀국 후 체포됐다. 러시아는 당국이 그를 중독시켰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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