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공 커플’·수건 두기 등 꼼수도… 거리두기 완화 일주일

국민일보

‘카공 커플’·수건 두기 등 꼼수도… 거리두기 완화 일주일

입력 2021-01-25 07:00
카페, 헬스장,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조치가 일부 완화된 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커피전문점에서 시민들이 매장 내에서 식음료를 취식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지난해 말 집합제한·금지 대상이 됐던 카페와 헬스장 등이 영업을 재개한 지 일주일이 됐다. 업소들은 비교적 방역 당국의 지침을 잘 따르고 있었지만 손님의 요구 등을 이유로 지침을 위반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자영업 단체는 코로나19가 또다시 대규모로 확산할 것을 대비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도 진행 중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장모(36)씨는 지난 일주일 동안 손님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수없이 해야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지인과 함께 홀에서 1시간 정도 머문 손님에게 다가가 ‘이제 카페에서 나가줘야 한다’고 말해야 했던 것이다. 손님 한 명당 마들렌을 2개씩 손에 건네며 방역 지침을 설명했지만 가게를 찾아와 준 손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장씨는 24일 “웃으며 일어나는 손님도 있지만 ‘어차피 확인 안 하지 않느냐’는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인 손님도 있었다”면서 “손님에게 나가 달라고 말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일부 카페 업주들은 ‘카공(카페+공부) 커플’이 많이 몰리는 프랜차이즈 카페 등을 돌며 지침 준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서대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일부 카공 커플은 마치 혼자 온 것처럼 주문할 때는 따로 주문한 뒤 같은 테이블에 앉아 공부하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다가 또다시 집합제한 조치가 내려오면 그땐 정말 버티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헬스장에서도 샤워실 운영 여부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헬스장에 대한 집합금지조치를 해제하면서 수도권에 한해 샤워실 운영을 금지했다. 그러나 회원들의 샤워장 이용 요구가 이어지면서 눈치를 보며 몰래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복수의 수도권 헬스장은 지난주 일부 회원에게 샤워실 사용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헬스장 관계자는 “정확히 ‘샤워해도 된다’고 말은 하지 않지만 샤워장 탈의실에 수건을 두는 식으로 묵인하는 곳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하루 종일 땀 흘리며 지도하는 관장이나 코치도 샤워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도 금지하니 어떻게 퇴근하라는 건지 난감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지난해 여러 차례 영업 중단 사태를 겪은 카페와 헬스장 등의 업주 단체들은 정부가 다시 집합제한 조치를 할 수 없도록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지난 지난 14일 정부를 상대로 18억원 규모의 손실보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21일부터 두 번째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고장수 카페사장연합회장은 “(코로나19) 4차, 5차 유행이 찾아온다면 다시 집합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그때마다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번 일시적으로 영업을 재개했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계속 여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필라테스 피트니스사업자연맹 정부 상대 집단 소송 기자회견'에서 박주형 필라테스 피트니스사업자연맹 대표(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PIBA)는 오는 27일까지 헌법소원에 참여할 업주를 모집하고 있다. 24일까지 90여명이 헌법소원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형 PIBA 회장은 “헌법소원 승소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목소리를 계속 높여 업계 상황을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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