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안벗기고 더듬었다” 인도 12살 성추행범 황당한 무죄

국민일보

“옷 안벗기고 더듬었다” 인도 12살 성추행범 황당한 무죄

입력 2021-01-27 11:48 수정 2021-01-27 11:53
지난해 10월 인도 뉴델리에서 우타르프라데시주 집단 성폭행 사건 관련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AP 연합뉴스

인도 법원이 옷을 입은 여자아이의 몸을 더듬는 것이 성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해 전국적인 분노를 사고 있다.

26일 CNN에 따르면 지난 19일 인도 뭄바이 고등법원의 푸슈파 가네디왈라 판사는 39세 남성이 12세 소녀의 몸을 더듬은 혐의에 대해 성적 공격(sexual assault)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판결했다. 법원은 이 남성이 여자아이의 옷을 벗기지 않았기 때문에 성추행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2016년 12월 구아바를 준다며 아이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후 가슴을 만지고 속옷을 벗기려고 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하급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고등법원에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등법원에서는 지난 19일 이 남성의 행동이 징역 3~5년을 받을 만한 성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대신 처벌이 약한 성희롱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판결을 내린 가네디왈라 판사는 “처벌의 엄격성을 고려할 때 더 구체적인 증거와 심각한 혐의가 요구된다”면서 “범죄에 대한 처벌은 범죄의 심각성에 비례하는 것이 형사법정의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인도 현지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판결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른 하급 법원들과 고등법원에 선례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의 카루나 눈디 대법관은 “법에 완전히 반하는 판결”이라면서 “이 같은 판결은 소녀들을 상대로 한 범죄가 처벌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판결을 내린 가네디왈라 판사가 기본권에 대해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도 국가여성위원회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위원회는 “(이번 판결이) 여성의 안전과 안보를 수반하는 각종 조항에 대해 폭포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판결에 법적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인도 뉴델리에서 우타르프라데시주 집단 성폭행 사건 관련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AP 연합뉴스

한편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서 공개한 인도국가범죄기록국(NCRB) 통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매일 88건에 달하는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건 관련 유죄판결 비율은 약 27% 정도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김남명 인턴기자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