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공약은 ‘인하’였는데…정부 “담배·소주값 인상”

국민일보

文 공약은 ‘인하’였는데…정부 “담배·소주값 인상”

복지부 “2030년까지 담뱃값 8000원 수준으로”
“주류에 대해서도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온라인상에서는 문 대통령 발언 거론하며 비판 거세

입력 2021-01-27 20:20
2015년 담뱃값 인상 당시 사재기로 편의점에서 외산 담배 품귀 현상이 일어난 모습(왼쪽, 뉴시스)

정부가 현재 4500원인 담배 가격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000원 이상까지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를 통해 건강 수명을 현재 70세에서 10년 뒤 73세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담뱃값 인하였던 만큼 온라인상에서는 공약을 번복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거쳐 향후 10년 건강정책 방향과 과제를 담은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ealth Plan 2030, 2021~2030년)을 발표했다.

계획은 ‘모든 사람이 평생 건강을 누리는 사회’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건강수명을 2018년 70.4세에서 2030년 73.3세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담배와 술 등 위해물질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담배 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해서 담배 가격을 OECD 평균 수준까지 올릴 방침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 평균 담배 가격은 7.36 달러(약 8137원) 정도다. 현재 국내 담배 가격은 4500원으로 4달러 수준이다.

또 담배의 정의를 연초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담배와 전자담배 기기장치 등으로 확대하고 광고가 없는 표준담뱃값도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주류 소비 감소를 유도하기 위해서 주류에 대해서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가격정책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공공장소 음주규제 입법과 지방자치단체 공공장소 금주구역 운영 지침(가이드라인) 마련과 같은 주류 접근성 제한 강화 대책, 주류광고 금지시간대 적용 매체 확대, 주류용기 광고 모델 부착 금지 등 주류광고 기준을 개선 등의 절주 대책도 언급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이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이스란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국회에 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하는 법안이 상정돼 있는 등 10년 안에는 부담금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언제, 얼마만큼 올릴지는 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우선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위해품목에 대해 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지 사례를 살펴보고, 또 우리나라에 부과했을 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연구를 먼저 진행하고 논의를 거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시기 등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담배와 소주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소식에 검색 순위 상위에 오르는 등 온라인상 반응은 뜨거웠다.


다만 대부분은 문 대통령의 ‘담뱃값 인하 공약’을 거론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담뱃값을 두고 “(담뱃값을) 한꺼번에 인상한 건 서민경제로 보면 있을 수 없는 횡포”라며 “담뱃값은 물론 서민들에게 부담 주는 간접세는 내리고 직접세는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누리꾼은 “예전에 대통령이 후보일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담뱃값 인상 정책을 비판한 걸로 기억한다”며 “그렇게 말해놓고 직접 올리시냐”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비흡연자고 담배를 안 팔았으면 좋겠지만 최소한 인하를 공약했던 정권이 인상하는 건 아니지 않냐”며 “본인이 한 말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건강이 아니라 ‘증세’가 목적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올릴 거면 다들 비웃을 건강이야기 하지 말고 솔직하게 세금 더 거둬야 한다고 이야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담뱃값 인상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만 이들 역시 최소한 “인상할 거면 흡연구역 구축 등에 써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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