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서류 연고대 위한 것” 정경심 문자, 최강욱 발목 잡았다

국민일보

“그 서류 연고대 위한 것” 정경심 문자, 최강욱 발목 잡았다

입력 2021-01-28 14:55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업무방해 혐의 1심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최 대표는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서류를 발급해 입시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최 대표가 정 교수에게 ‘합격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뒤 ‘그 서류는 연고대를 위한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것을 범죄 정황으로 봤다. 조 전 장관 아들 조모씨가 ‘총 16시간’을 근무했다는 최 대표 주장과는 동떨어진 진술을 한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최 대표가 1심 유죄를 받는 데 있어 정 교수와 아들 조씨가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28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 대표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국회의원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집행유예는 금고 이상의 형에 속한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2017년 10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씨에게 허위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대학원의 입시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017년 1월 10일~10월 11일 매주 2회 총 16시간 인턴 활동을 했다’는 인턴확인서 내용은 허위라고 주장해왔다. 최 대표는 조씨가 실제로 인턴활동을 했다며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다고 맞서왔다.

정 판사가 유죄 판단으로 기운 결정적 증거는 정 교수가 2017년 10월 ‘최 변호사님, 서류를 잘 받았고 감사하다’며 주고받은 문자 내역이었다. 이는 최 대표가 정 교수에게 부탁받은 인턴확인서 파일을 보내고 받은 답변이었다. 최 대표는 ‘그 서류로 합격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정 교수는 ‘그 서류는 연고대를 위한 건데’라며 ‘우리도 언제 한 번 와인바에서 와인 한 잔 하시죠’라고 답했다.

정 판사는 “(최 대표가) 조씨의 입시용 서류라는 걸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인턴 확인서가 대학원 입시에 증빙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고, 지원 대학과 학과를 몰랐더라도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아들 조씨가 “오후 6시 이후 주 3회 출근했고, 평균 2시간 업무를 했다”고 진술한 것도 최 대표를 옭아매는 증거가 됐다. 정 판사는 조씨 진술을 ‘9개월간 매주 2회 총 16시간 근무’라는 최 대표 측 입장과 모순이라고 봤다. 앞서 검찰은 조씨 진술과 인턴 확인서 내용이 충돌하지 않으려면 매주 16시간씩 39주간 총 624시간을 일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판사는 이를 인정해 “(최 대표 주장대로) 9개월 간 16시간 일했다면 1회 평균 12분 정도 일한 게 된다”며 “그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가 2017년 5월 정 교수에게 문자로 “○이(아들 조씨) 목소리도 오랜만에 들었네요”라고 말한 것도 유죄 심증을 굳혔다. 정 판사는 “꾸준히 인턴을 했다면 보낼 수 없는 메시지”라고 판단했다. 정 판사는 ‘조씨를 2차례 본 적 있다’거나 ‘조국 아들이 사무실 왔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는 일부 청맥 관계자 증언을 두고는 “휴일에 몇 차례 업무를 한 것 밖에는 안 된다”며 “인턴 확인서 내용과 일치하지 않고, 때때로 나오지 못했다는 게 아니라 정기적인 업무수행 자체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최 대표 측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통하지 않고 직접 차장검사를 지휘해 지휘감독권을 침해했다고도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정 판사는 “검찰총장이 지검장이나 소속검사를 직접 지휘했더라도 검찰청법 위반이 아니다”고 밝혔다. 검찰이 정 교수에게 입시 관련 서류를 발급한 다른 관계자들은 놔두고 최 대표만 ‘선별 기소’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검사는 기소재량이 있고, 범행 후 고려조건이 모두 달라 차별적 기소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최 대표는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재판부의 인식과 판단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견제하는 역할을 법원의 권한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봤지만 1심 재판에서는 허사였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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