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와 올드 게이머

국민일보

나르와 올드 게이머

입력 2021-02-11 20:56
라이엇 게임즈 제공

2021시즌 시작과 함께 나르가 주류 챔피언으로 떠올랐다. 나르는 지난달 초 11.1패치에서 ‘돌덩이 던지기(Q)’와 ‘우지끈/폴짝(E)’의 능력치가 대폭 상향됐다. 지난 1달간 많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선수들이 나르를 플레이하는 법, 상대하는 법, 함께하는 법을 익히는 데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나르는 독특한 매커니즘을 가진 챔피언이다. 미니 나르와 메가 나르의 변신 여부를 선수가 정할 수 없다. 각각의 상태일 때 활용법은 천지 차이다. 미니 나르일 땐 원거리 딜러에 가깝지만, 메가 나르일 땐 탱커 역할을 해야 한다. 궁극기 ‘나르!’는 강력한 광역 스턴 기술이지만 메가 나르 상태일 때만 쓸 수 있다.

한 게임단 관계자는 “나르가 올드 게이머와 요즘 게이머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나르는 2014년 8월 120번째 챔피언으로 출시됐다. 2017년까지는 각종 대회에도 자주 등장했다. 오래전에 데뷔한 탑라이너들은 나르 숙련도가 높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반드시 익혀야 하는 탑 챔피언’으로 꼽히지 않았다. 젊은 탑라이너들은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떨어졌다.

2019년 데뷔한 한화생명e스포츠 ‘모건’ 박기태는 지난달 17일 DRX전에서 나르를 플레이한 뒤 인터뷰에서 “베테랑 선수들이 나르를 쓸 때 디테일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 챔피언을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하고 많이 (플레이)해보면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챔피언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젊은 탑라이너들은 1달 가까이 나르를 집중적으로 연습해 숙련도를 높였다. ‘도란’ 최현준은 지난달 24일 T1전을 이긴 뒤 “시즌 초반에 나르를 두고 ‘함정 픽’이란 얘기가 많이 나왔다. 지난해까지 비주류로 취급받았던 챔피언이어서 선수들의 숙련도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최근엔 선수들이 숙련도를 끌어 올리면서 좋은 챔피언으로 평가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나르를 맞상대하기 위한 챔피언 연구도 나르에게 맞거나 나르로 때려본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앞서나갔다. 담원 기아 ‘칸’ 김동하는 지난달 15일 T1전에서 갱플랭크를 꺼내 들어 게임을 캐리했다. 27일 젠지전에선 퀸과 사이온으로 맞불을 놨다. 지난 5일 리브 샌드박스전에선 피즈로 ‘써밋’ 박우태를 상대했다.

T1 ‘로치’ 김강희는 지난 2일 담원 기아전에서 케넨을 선택해 ‘타나토스’ 박승규 상대로 두 차례 솔로 킬을 따냈다. 그는 “나르 대 케넨 구도는 2~3년 전쯤 종종 나오곤 했다. 그 당시 경험이 오늘 게임을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도 나르 공략법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실패 가능성이 적은 ‘탑라인의 제육볶음’ 레넥톤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DRX ‘킹겐’ 황성훈은 지난달 20일 농심 레드포스전에서 ‘난입’ 사일러스를 선보였다. 그는 “나르가 뜨기 시작한 시점부터 밤새 나르의 파훼법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현준은 “나르의 분노 상태에 대한 다른 라이너들의 이해도가 높아진 것도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게임단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포지션 선수들도 나르와 함께하는 게임을 연습하는 걸 어려워 했다고 한다. 나르는 오브젝트 싸움에서 궁극기 의존도가 무척 높다. 메가 나르 변신 타이밍 조절이나 원활한 군중 제어기(CC기) 연계를 위해서는 팀원들도 나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춰야 한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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