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대놓고 무명가수… 오히려 마음 편했죠”[인터뷰]

국민일보

이승윤 “대놓고 무명가수… 오히려 마음 편했죠”[인터뷰]

JTBC ‘싱어게인’ 톱3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의 이야기

입력 2021-02-16 15:55 수정 2021-02-16 16:15
왼쪽부터 JTBC '싱어게인' 톱3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의 모습. JTBC 제공

JTBC ‘싱어게인’ 출연 전까지 이들을 설명하던 단어는 ‘무명’(無名).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이 모여 만든 무대가 얼마나 빛이 나겠나’ 생각했던 이들은 큰 코를 세게 다쳤다. 잔잔하지만 드라마가 있었고, 자극적이지 않지만 감동이 있었다. 싱어게인이 등장한 시기는 마침 오디션 프로그램이 범람하던 때였다. 그 안에서 ‘순한 맛 오디션’이 왕좌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진정성 덕분이 아닐까.

싱어게인 톱3 영광을 안은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을 16일 화상으로 만났다. 무명의 설움을 감추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해 이름을 알리자는 기획 취지를 출연자들은 잘 알고 있었다. 우승자 이승윤의 표정은 경연 당시보다 한결 편안해 보였다.

“전 원래 무명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이름이 있는데, 빛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름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라도 스스로 이름을 되뇌면서 살아야지 했죠. 하지만 싱어게인은 달랐어요. 돌리고 돌려서 말하는 게 아니라 대놓고 ‘무명가수전’이라는 타이틀 달아 놓으니 마음이 오히려 편해지더라고요.”

왼쪽부터 JTBC '싱어게인' 톱3 이승윤, 이무진, 정홍일의 모습. JTBC 제공

싱어게인은 무대가 간절한 가수들이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JTBC ‘슈가맨’ 제작진이 본의 아니게 잊힌, 혹은 알려진 적 없는 가수들을 모아 독한 맛을 쏙 뺀 착한 오디션을 기획했다. 경쟁보단 음악을, 음악보단 사람을 조명했다. 첫 화부터 대중의 마음은 요동쳤다. 맵고 짠 오디션 열풍 속에서 이런 잔잔함을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은 싱어게인의 차지였다. 각종 음원 차트 순위도 껑충껑충 올랐다. 최종화는 시청률 11.6%(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면서 월요일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2049 타겟 시청률은 5.6%까지 치솟아 프라임 시간대 1위에 올랐다.

왼쪽부터 JTBC '싱어게인' 톱3 이승윤, 이무진, 정홍일의 모습. JTBC 제공

무명가수전에 출연해 경연을 마친 이들은 유명가수 적응기를 거치고 있었다. 표정에는 낯섦과 기쁨이 함께 있었다.

“매번 ‘0’에서 시작했어요. 어떤 메시지를 담을까 고민하며 노래를 부르는 데 급급했죠. 얼떨떨하게 톱3가 돼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없었어요. 경연을 끝나자마자 해야 할 게 있기 때문에 아직은 적응기인 것 같아요.”(이승윤)

“정신없이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쁨도 있지만 걱정도 되고요. 앞으로 해야 할 것을 생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정홍일)

“달라진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이무진)

말에는 겸손함이 배어 있었다. 무명 시절을 걸어온 만큼, 지금의 인기와 관심이 얼마나 귀한지 잘 알고 있을 터였다.

“제 이름을 걸고 나오긴 했지만, 선배님들의 노래를 빌려와 무대를 꾸민 것뿐입니다. 제게 노래를 빌려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이승윤)

“알아봐 주셔서 기분은 매우 좋습니다. 다만, 인기라는 것은 영원하지 않으니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명에서 유명으로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는 것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정홍일)

“경연은 임팩트가 중요한데, 저는 그 정도의 무대를 한 적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응원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팬들을 보며 제가 힘을 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있습니다.”(이무진)

왼쪽부터 JTBC '싱어게인' 톱3 정홍일, 이승윤, 이무진의 모습. JTBC 제공

변하지 않되, 신선함을 주는 것은 이들 공통의 바람이다.

“출연 전이나 후나 마음가짐은 같아요. 다만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죠. 모든 음악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사람마다 필요한 음악이 다를 수 있죠.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닿을지 고민하고,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이승윤)

“지금까지 하던 록 음악에다 대중음악까지 두루 많이 하고 싶어요. 많은 이야기를 담아서요. 개인적인 이야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까지 스토리가 담긴 음악을 만들어서 계속 듣고 싶은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정홍일)

“장르적으로 하나를 정해둔 건 아니에요. 이것저것 실험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제가 세상에 보여줄 음악은 무궁무진한 것 같아요(웃음).”(이무진)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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