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프로배구…KB손보 박진우 확진에 남자부 2주 중단

국민일보

악재 겹친 프로배구…KB손보 박진우 확진에 남자부 2주 중단

이달 들어 학폭 논란에 휩싸였던 프로배구
이번엔 프로스포츠 최초로 시즌 중 1군 선수 확진
남자부 경기 일정 축소 가능성도

입력 2021-02-23 12:59
KB손해보험 박진우(가운데)가 21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 중 케이타(오른쪽)와 몸을 밀착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프로배구가 학교폭력(학폭) 논란에 이어 이번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란 악재를 맞았다. 치열한 6라운드 순위 싸움이 시작된 남자부 경기는 KB손해보험의 센터 박진우(31)가 경기를 소화한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향후 2주간 열리지 않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KB손해보험 소속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연맹 대응 매뉴얼에 따라 V-리그 남자부 경기를 2주 동안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23일 열릴 예정이던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경기부터 곧바로 연기가 결정됐다. 남자부 경기는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다음달 9일이 돼서야 재개된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여자부는 23일 전문위원, 심판진, 기록원 등 관계자들의 코로나19 검사 결과 따로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정상 진행하기로 했다.

향후 남자부 일정 축소 가능성도 있다. KOVO가 올 시즌 시작 전 마련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경기 일정이 2~4주 중단될 경우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일정이 축소된다. 4주 이상 중단이 이어질 경우엔 시즌이 조기 종료된다. KOVO 관계자는 “이번 주 안으로는 (일정 축소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진우는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6라운드 첫 번째 경기에 나서 7득점을 올리는 등 활약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22일 오전부터 고열 증세를 느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에 출전해 여러 선수·관계자들과 접촉한 1군 선수가 시즌 중 확진 판정을 받아 리그 진행에 영향을 미친 건 프로스포츠 종목 중 이번이 첫 사례다. 프로야구에선 지난 시즌 2군 선수 2명이 확진돼 퓨처스리그 경기 일부가 취소됐다. 프로축구에선 대표팀의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에서 K리그 소속 1군 선수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리그 종료 이후라 영향이 없었다.

V-리그에서 기존에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노우모리 케이타(KB손해보험), 브루나 모라이스(흥국생명)는 경기 출전 전 국내 입국 시 감염 사실이 발견돼 역시 리그 진행엔 문제가 없었다. 지난해 12월 OK금융그룹과 KB손해보험의 경기 중계를 맡았던 카메라 감독이 확진됐을 때도 상황은 달랐다. 스태프는 선수와는 달리 한 장소에만 머물러 밀접 접촉 인원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전체 구단 선수·관계자 1500여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끝에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결국 4경기 취소로 일정 변동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KB손보 박진우(가운데)의 모습. 한국배구연맹 제공

연쇄 확진을 막기 위해 KOVO와 각 구단은 현재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KOVO는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 경기에 참석한 모든 관계자가 23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방역 당국의 밀접 접촉자 분류에 따라 2차 추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손해보험 관계자도 “박진우는 현재 증세를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라며 “23일 저녁 전까진 모든 선수·관계자들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겨울철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프로배구는 이번 달 들어 계속해서 삐걱대고 있다. 학폭 논란 탓에 최고 인기 선수였던 이재영·이다영(흥국생명)이 기약 없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고, 송명근·심경섭(OK금융그룹)은 시즌 잔여경기 출전 포기를, 박상하(삼성화재)는 은퇴를 결정했다. 이상열 감독(KB손해보험)도 박철우(한국전력)에 행했던 과거 폭력 행위가 다시 도마에 오르며 역시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단 의사를 밝혔다. 이번엔 코로나19다. 추가 감염자 발생 우려도 여전해 프로배구 관계자들의 한숨만 늘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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