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 때 암 극복한 20대 여성, 티타늄 의족 달고 우주간다

국민일보

열살 때 암 극복한 20대 여성, 티타늄 의족 달고 우주간다

10월 발사될 민간 우주여행 크루로 선발…아동병원 진료보조 일

입력 2021-02-23 13:38 수정 2021-02-23 14:24
스페이스X 로켓 앞에선 헤일리 아르세노. 뉴시스

열 살 때 골종양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살아온 미국의 20대 여성이 올해 말로 예정된 첫 민간인 우주비행에 합류해 우주여행의 꿈을 이루게 됐다.

미국인 최연소이자 암을 극복하고 의족을 가진 첫 우주비행사로 기록될 예정이다.

AP통신과 BBC뉴스 등에 따르면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은 22일 이 병원에서 진료보조인력으로 일해온 헤일리 아르세노(29)가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38)이 추진하는 민간 우주비행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아르세노는 우주비행 승무원 중 의료를 담당하게 된다.

아이잭먼은 신용카드 결제처리 업체 ‘시프트4페이먼트’의 창업자다. 그는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좌석을 사들여 민간인으로만 구성된 우주여행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명은 ‘인스퍼레이션4’다. 아이잭먼과 아르세노 이외에 나머지 두 좌석은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 기부자와 시프트4페이먼트의 기업가 고객에게 돌아가며 3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아르세노는 세인트주드 병원에서 열 살 때 골종양 제거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왼쪽 무릎 아래 뼈를 티타늄으로 대체하는 수술을 받았다. 아직도 걸음걸이가 불편하고 통증을 느낄 때도 있지만 우주선을 타는 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엄격한 의료 테스트를 통과해야 정식 우주비행사로 임명하기에 아르세노의 의족은 걸림돌이 됐다. 그러나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도래로 우주여행의 꿈을 펼 수 있게 됐다.

아르세노는 “이번 미션 전까지는 절대 우주비행사가 될 수 없었지만 앞으로 신체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우주여행의 문호가 열리게 됐다”고 했다.

그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암과의 싸움은 나를 우주여행에 대비할 수 있게 해줬다”면서 “암 투병은 나를 강하게 만들었으며 예기치 못한 것에 대비하고 함께할 수 있는 것을 가르쳐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르세노는 또 병원의 어린 환자나 암 극복 환자들에게 ‘하늘이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이 아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아동 환자들에게는 암을 이겨낸 생존자가 우주비행하는 것을 보는 게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스퍼레이션4가 공식 발표되기 전인 지난 1월 병원 측으로부터 세인트주드 병원을 대표해 우주비행을 하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예, 예, 제발”을 연발하며 환호했다고 밝혔다. 아르세노는 뉴질랜드에서 번지점프를 하고 롤러코스터를 즐기는 등 모험적 활동을 하며 우주여행에 대한 꿈을 늘 갖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잭먼은 BBC뉴스와의 회견에서 “처음부터 희망의 정신을 대표하는 병원 직원이 참여하길 원했다”면서 “헤일리만큼 이런 책무를 충실히 이행해줄 수 있는 사람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스퍼레이션4 승무원을 실은 크루 드래건은 10월 중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9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며 우주선은 2~4일간 지구궤도를 돌고 귀환하게 된다.

아르세노는 함께 탑승할 승무원이 모두 확정되면 몇 달간 우주선 작동법과 응급사태 대비 등 훈련을 받게 된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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