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속였다” ‘코로나 폭발’ 이탈리아 거짓보고서 논란

국민일보

“WHO 속였다” ‘코로나 폭발’ 이탈리아 거짓보고서 논란

입력 2021-02-23 16:05

유럽의 코로나19 진원지라 불리는 이탈리아가 코로나 발병 사태 초기 세계보건기구(WHO)에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대응 준비가 돼 있다고 거짓 보고를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23일 현재 확진자는 281만8000여명, 사망자는 약 9만6000명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탈리아가 국제보건규칙(IHR)에 따라 지난해 2월 공중보건 비상사태 대응 준비상태 자체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며 자국이 가장 높은 단계인 ‘5단계’에 있다고 평가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단계는 ‘보건 분야 비상사태 대응 조정 구조와 국가 비상사태 관리 센터와 연계된 사고 관리 체계가 검증됐고 정기적으로 갱신된다’라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해 드러난 사실에 의하면 이탈리아는 국가 팬데믹 대응 계획을 2006년 이후 갱신하지 않았다. 가디언은 WHO 지침에 따른다면 2013년과 2018년 이탈리아의 해당 계획이 갱신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자체평가 보고서는 코로나19 사망자 유가족의 고발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정부의 과실이 없었는지 수사하는 베르가모 지방검찰에 제출됐다.

보고서를 분석한 피에르 파올로 루넬리 전 장군은 검찰에 낸 문건에서 자체평가 70개 문항 중 60개가 근거 없이 답변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했다.

루넬리 전 장군은 여러 유럽국가 팬데믹 대응계획 수립에 관여한 전문가다. 그는 문건을 분석한 후 “자체평가 보고서는 이탈리아가 코로나19 비상사태에 준비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증거 더미”라고 지적했다.

또한 루넬리 전 장군은 국가가 자국민에게 사태 대응에 대한 준비가 됐다고 거짓말을 했다면서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에게 없는 능력이 있다고 WHO와 유럽연합(EU) 그리고 미래에 대비하던 유럽국가들을 속였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2월 21일 롬바르디아주 코도뇨에서 첫 지역 내 감염자가 나왔고 이틀 뒤 베르가모주 알차노 롬바르도의 한 병원에서 감염자가 또 나왔다.

그러나 알차노 롬바르도 병원에서 감염자가 나왔음에도 병원은 수 시간 만에 다시 문 열었고 베르가모주는 2주 뒤에나 전체 봉쇄되는 등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대응이 미흡해 피해를 키웠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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