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모녀 받아낸 사장님 “본능적으로 몸이 나갔어요”

국민일보

투신 모녀 받아낸 사장님 “본능적으로 몸이 나갔어요”

투신한 모녀 받은 가게 사장이 전하는 당시 상황

입력 2021-02-26 12:05 수정 2021-02-26 13:10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경북 구미의 빌라에서 투신한 30대 여성과 6살 딸을 받으려고 온몸을 던지는 인근 가게 사장의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됐다.

25일 한 커뮤니티에는 ‘경북 구미 원룸 4층에서 투신하는 여성 받아내는 0000 사장님’이라는 제목으로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3층 빌라에서 떨어지는 여성을 받고는 함께 쓰러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해당 사건은 전날인 24일 오후 3시40분쯤 구미시 진평동에서 일어났다. A씨는 빌라 3층에서 창문 밖으로 딸 B양을 밀어서 떨어뜨린 뒤 자신도 함께 뛰어내렸다.

앞 건물 1층에서 식당을 하던 신모(55)·임모(50)씨 부부는 이 장면을 목격했다. 남편 신씨는 B양이 떨어지는 순간 달려가 아이를 받으려 했다. 나가는 데 시간이 걸려 B양을 온전히 받지 못했지만 이후 투신한 A씨는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 다만 A씨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신씨는 A씨와 같이 넘어졌다. A씨는 간판을 1차로 맞고 떨어졌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아내 임씨는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 날따라 이상하게 남편과 제가 일찍 가게 문을 열어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후 3시 가게 문을 열고 10분 정도 지나자 앞 빌라에서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는 그는 부부싸움일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소리가 점점 커져서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에 ‘진평 파출소’의 ‘진평’까지 쳤을 때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같은 순간 떨어지는 B양을 발견한 남편 신씨는 본능적으로 뛰쳐나갔고 뒤이어 A씨까지 받은 것이다.

임씨는 쓰러진 남편을 보고 나서야 B양의 얼굴을 봤다며, 매일 오후 5시면 유치원에서 하원하는 모습을 봤던 아는 아이라고 전했다. 부부는 “떨어진 아이 걱정뿐”이라며 “아이는 아무 잘못이 없다.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심장이 벌렁거린다”고 말했다.

신씨는 안 쓰던 팔 근육을 써서 다소 무리가 갔을 뿐 다행히 큰 부상은 없다고 전했다. 신씨는 “그 상황에선 판단할 시간도 없었고 그냥 아이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몸이 본능적으로 나갔다”며 “그 뒤로는 기억도 잘 안난다”고 말했다.

A씨와 딸 역시 골절상 등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가족 간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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