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전 조카 성추행 이모부… “공소시효 끝” 뻔뻔 주장

국민일보

18년전 조카 성추행 이모부… “공소시효 끝” 뻔뻔 주장

입력 2021-02-28 07:32 수정 2021-02-28 09:51

18년 전 초등생인 조카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부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66)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 5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공소시효를 잘못 계산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A씨는 법정 구속됐고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법원에 따르면 피해자 B씨는 18년 전 초등학생이던 2003년 가족 모임에 온 이모부 A씨에게 강제추행 당했다. A씨의 범행은 B씨가 중학생이 된 뒤에도 가족 모임이 있을 때마다 집과 차 안 등에서 이어졌다.

B씨는 부모가 알면 고통받을까 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참고 견뎠다. 성인이 된 이후 2017년 어느날 갑자기 A씨에게 ‘합을 이루면 대운이 온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를 받은 B씨는 과거 끔찍한 악몽이 떠올라 더는 참을 수 없어 A씨를 고소했다.

법정에서 A씨는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공소시효는 7년인 만큼 2010년과 2011년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2010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돼 공소시효 산출 기준이 달라졌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가 성인이 된 때부터 적용하도록 바뀌었으며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범죄도 소급 적용됐다.

A씨 범행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 관련 법이 제정됐고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씨의 혐의 중 B씨의 기억과 일치하지 않은 2005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의 나이, 가해자와의 관계 등 때문에 제때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못한다”며 “기존 공소시효 제도 탓에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게 되는 부당한 상황이 개선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는 부모가 힘들까 봐 말을 못 했고 법정에서도 매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성인이 된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제안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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