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햄버거’ 승객이 사과, 아버지 찾지 말아주세요”

국민일보

“‘KTX 햄버거’ 승객이 사과, 아버지 찾지 말아주세요”

“이 정도면 됐다…본인도 벌 받았다고 생각할 것”

입력 2021-03-02 16:36
KTX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승객 B씨. 오른쪽은 B씨에게 항의했다가 폭언을 들은 A씨가 사과를 요구하며 보낸 문자. 보배드림 캡처

KTX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햄버거를 먹던 승객에게 항의했다가 막말을 들었다고 주장한 네티즌이 “당사자에게 사과를 받았다”며 “사람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은 언제든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일을 통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네티즌 A씨는 2일 자신이 이틀 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렸던 글에 내용을 추가해 폭언 당사자와 연락이 닿아 사과를 받았다고 알렸다. 기존 글을 통해 한 KTX 승객의 방역수칙 위반과 폭언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던 그는 “이슈화를 도와준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이 정도 이슈가 됐으면 본인도 이제 조심할 거고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는 “어떤 분이 보배드림으로 쪽지를 줘서 그 승객이 누군지 알게 됐고 고심 끝에 오늘 오전 문자를 보냈다”며 “결론은 그냥 일반적인 가정의 아가씨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정체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기존 글에서 해당 승객이 “너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구인 줄 알고 그러느냐”며 행패를 부렸다고 밝힌 바 있다.

A씨는 “저는 처음부터 이런 비상식적인 일에 분노한 거지 그분을 상대로 어찌해볼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연락해 보니) 저보다 15살이나 어린 아가씨고 어제 뉴스 방송 후 일이 커져서 본인도 겁을 먹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안에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하지 않을 시 모욕죄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했고, 다행히 반성하고 있다며 재차 죄송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폭언을 한 승객은 “피해를 입은 열차 내 다른 분들께도 죄송하다. 그날은 신경과민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거듭 사과했다고 한다. A씨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은 젊은 친구인데 그저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 더 갖추고 겸손하게 살길 바랄 뿐”이라며 “마녀사냥으로 인해 그 친구가 잘못되지를 바라지 않고 이 정도면 본인도 벌을 받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이제 그분의 아버지를 찾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A씨가 지난달 28일 KTX에서 겪은 일을 보배드림에 올리며 공분을 샀다. 당시 A씨 글에 따르면 동대구역에서 탑승한 여성 승객 B씨는 초코케이크를 먹다가 승무원에게 제지를 받았고, 이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햄버거까지 먹었다. A씨가 “냄새가 난다”고 항의하자 “여기서 먹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 줄 알고 그러느냐.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 등 막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A씨는 글과 함께 열차 안에서 찍은 영상을 올렸다. 많은 네티즌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항의하는 승객에게 되레 폭언을 하는 B씨 모습에 분노했다. B씨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찾아내자는 댓글도 수차례 달렸다.

B씨가 초코케이크를 먹을 때 주의를 줬던 승무원의 대처가 부적절했다는 댓글도 있었다. 코레일 측은 이와 관련, “열차를 순회하던 승무원이 해당 승객을 발견하고 취식 금지에 대해 안내한 뒤 케이크를 가방에 집어넣는 것까지 확인했다”며 “이후 같은 칸에서 (누군가 햄버거를 먹는다며) 승객 콜이 있어 승무원이 다시 가봤으나 햄버거는 없었고 이때 취식 금지에 대해 거듭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어 “승무원이 갔을 때 해당 승객이 안내에 따랐기 때문에 철도경찰에 신고하거나 할 일은 아니었다”면서 “승무원은 매뉴얼에 따라 대처했다”고 해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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