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수 전 하사 숨지기 전 3차례 전문가와 상담

국민일보

변희수 전 하사 숨지기 전 3차례 전문가와 상담

지난 2월 19일 첫 면담…이후 1주일에 2번 전화

입력 2021-03-04 16:01 수정 2021-03-04 16:21
성전환 후 전역 조치된 변희수(23) 전 하사가 지난 3일 청주 상당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4일 오전 변 전 하사가 거주한 현관문 앞에 놓인 술병과 부의 봉투. 연합뉴스

지난 3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된 변희수(23) 전 하사는 지난달 3차례에 걸쳐 전문가의 상담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4일 청주시상당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변 전 하사는 지난달 19일 자택을 방문한 정신건강센터 상담사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신건강센터는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달 22일과 24일 두 차례 전화 상담을 진행됐다.

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변 전 하사는 센터에 정식으로 등록된 회원이 아니라서 특별한 지원은 없었다”며 “상담을 통해 심리적 위로나 용기, 희망을 전하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세한 상담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며 “지난해 11월 자살 시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경기 북부 모 육군부대 소속이던 변 전 하사는 2019년 휴가 중 외국에 나가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돌아와 계속 복무를 희망했다. 그러나 군은 그의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시행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그는 지난달 11월 청주시 상당구 자택에서 자살소동을 벌이는 등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고 끝내 지난 3일 오후 5시49분쯤 자택에서 숨진 채 119구조대에 발견됐다. 대전지법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내 다음 달 15일 첫 변론을 앞둔 상태였다.
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전역한 변희수 전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4일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등으로 구성된 113주년 3.8 세계 여성의날 투쟁 충북기획단은 성명을 내 “변 전 하사의 죽음은 혐오와 차별에 의한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이젠 어디에나 있는 성 소수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1개 시민단체가 모인 차별금지법제정 충북연대도 성명을 통해 “성 소수자들은 혐오와 차별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변변한 법과 제도 하나 갖지 못했다”며 “차별이 심화하고 혐오가 확대되는 사회에서 차별금지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영애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뿌리 깊은 차별과 혐오에 맞서다 사망한 고(故)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군인으로서의 직무를 다하고자 했을 뿐인 고인의 노력은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위원회도 이와 같은 슬픔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상당경찰서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부검은 이르면 5일 오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에서도 범죄를 의심할 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으면 그대로 수사를 종결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서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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