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근접” 정인이 양모, 어떻게 입양 허가됐나

국민일보

“사이코패스 근접” 정인이 양모, 어떻게 입양 허가됐나

입력 2021-03-05 10:09 수정 2021-03-09 17:40
16개월 여아 '정인이'의 입양부모 5차 공판이 열리는 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양부모 구속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16개월 입양아 학대사망 사건의 정인이 입양모가 “사이코패스에 가깝다”는 전문가의 분석 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애초에 입양이 허가된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입양기관을 거쳐 가정법원이 최종 입양을 허가하는 과정에 심리검사 단계도 있기 때문이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 심리로 열린 정인이 입양모 장모씨의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입양부 안모씨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7차 공판에 심리분석 전문가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대검찰청 심리분석실장인 B씨는 통합심리분석과 심리생리검사 등 의견을 종합해 최종 결과를 도출하는 직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B씨는 장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다는 결과를 밝혔다. 그는 “정인이를 저항할 수 없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본인이 가진 스트레스나 부정적 정서를 그대로 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이코패스 검사(PCLR) 평점 척도를 보면 (장씨) 총점이 22점으로,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점인 25점에 근접한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B씨는 장씨의 임상심리평가 결과를 말하면서 “상황판단 능력이나 이런 것은 굉장히 민첩하다”면서도 “성격적 측면에서 어떤 욕구충족이 우선시되는 사람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욕구충족을 하는 과정에서 규칙이나 규범을 좀 무시하고, 내재하고 있는 공격성이 꽤 크다”고 덧붙였다.

또한 “피해자를 자기에게 저항할 수 없는 대상으로 생각해 본인이 가진 스트레스나 부정적 정서를 그대로 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장씨가 부인하고 있는 ‘정인이를 발로 밟거나 바닥으로 던지는 학대 행위’도 “(해당 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검찰의 “통합심리분석결과 중 심리생리검사, 행동분석결과, 임상심리평가 이 세가지를 종합한 결론은 어떻냐”는 질문에 B씨는 “무책임성·공격적 충동성이 높다는 게 이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B씨의 분석결과대로라면 장씨는 애초에 아이를 입양해 자녀로 키울만한 인성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입양실무매뉴얼 캡쳐. 보건복지부 제공

‘2020 입양실무매뉴얼’은 입양특례법에 따라 입양기관이나 지자체가 입양부모의 자격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힌다. 입양을 위해 작성되는 ‘양친가정조사서’에는 입양을 신청한 이들의 재산 상태는 물론 외적 환경, 성격, 인격, 종교관 등도 포함한다.

해당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증빙서류도 제출되며 입양을 판단하는 가정법원은 최종학력증명서·신용조회서·소득금액증명원 등 재산관계서류와 함께 심리검사서도 제출받을 수 있다.

지난 1월 홀트아동복지회가 밝힌 입양절차에 따르면 국내 입양은 예비 입양부모 적격 심사를 거쳐 가정법원에 소장이 접수되면, 법원이 면접조사, 가정방문 및 서류 심사와 심리 검사를 진행해 최종 판사가 허가 여부를 판결한다. 법원에서 심리 검사 단계가 있었음에도 대검 심리분석실장이 말한 문제점들이 당시엔 발견되지 않은 셈이다.

다만 장씨가 입양 후 스트레스를 호소했으며, B씨 등이 진행한 심리검사가 장씨의 범행 이후 진행됐다는 점이 변수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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