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티? 이거 한복 맞습니다” 2030 매료된 한복룩

국민일보

“후드티? 이거 한복 맞습니다” 2030 매료된 한복룩

2021 생활한복 트렌드

입력 2021-03-06 10:26
'하플리' 인스타그램 캡처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한복을 입어본 적이 언제인가요?”

대한민국의 전통의상인 한복, 오늘날 한복은 설날, 고궁 관람,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만 입는 의복이 되었다. 요즘에는 그마저도 입지 않아 일상생활 속에서 한복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한복은 21세기 트렌드에 맞춰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비단저고리 대신 한복셔츠와 한복니트로, 긴 속치마 대신 허리치마와 원피스로 ‘생활한복’이라는 또 하나의 한복 트렌드가 생겨났다. 생활한복은 한복을 21세기 의복 스타일에 맞춰 일상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입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전통한복 특유의 무늬와 함께 한복의 멋과 특색은 살리면서도 편리함을 강조하고 기성복과도 매치하기 쉽다는 것이 생활한복의 매력이다. 또한 생활한복은 아이돌의 무대의상으로도 활용되면서 전 세계 많은 사람에게 한복의 미를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더욱 반가운 소식은 생활한복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손길 또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을 사로잡았던 생활한복만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21세기 생활한복의 트렌드를 주도하며 생활한복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자신 있는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20·30 사로잡은 감각 ‘하플리’

생활한복 브랜드 ‘하플리’ 이지언 대표는 “생활한복을 입는다는 것은 자신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방법”이라며 “저는 한복을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한복은 저를 잘 표현해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7~8년 전에는 지금보다 생활한복을 입는 사람들이 적어 시선이 더욱 심했으며 제품 또한 다양하지 않았다”면서 “이에 더 많은 사람과 한복을 입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2015년, 브랜드 창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노력 덕에 관심은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대중화의 벽은 여전히 높다. 한복을 둘러싼 편견 몇가지에 대해 이 대표에게 물었다.

'하플리' 인스타그램 캡처

①한복 매일 입을 수는 없을까

생활한복이 평소에 입기에 기성복보다는 아무래도 불편하지 않냐는 의견이 에 대해 이 대표는 “아직 생활한복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제품을 입어본 고객로부터 불편하다는 피드백은 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복의 깃, 고름, 동정 등을 차용하되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하플리’는 고름을 지퍼 형태로 디자인하는 등 한복의 아름다움과 기성복의 장점을 믹스매치한다.

이 대표는 또 생활한복을 망설이는 입문자를 위해서는 다양한 상의와 매치가 가능한 ‘허리치마’와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후드’ 아이템을 추천했다. 특히 “생활 한복은 아무래도 꾸밀 때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도록 디자인한 후드를 시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 팝업스토어 등에 가서 직접 한번 입어보는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②한복은 너무 비싸다?

그는 생활한복의 높은 가격대 때문에 입기 망설여진다는 의견에는 “가격은 아무래도 상대적인 관점이고 한복 자체가 비싸다는 편견도 있어 나 역시 (가격에 대해) 5년 정도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복의 디자인 특성을 살리다 보니 기성복과는 원단의 양과 바느질 방법에 차이가 존재한다”며 가격에 대한 한계를 설명했다.

대신 이 대표는 다양성에서 해답을 찾았다. 그는 “아직 생활한복 시장에서 디자인이 다양하지 않아 접근장벽이 낮은 아이템들이 없는 것 같다”며 “가격대가 저렴한 후드나 맨투맨 같은 디자인으로 차별성을 두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플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적 모티브의 후드는 2000~3000벌 팔렸을 정도로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블랙핑크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 영상 캡처

③전통을 고수해야 한복?

최근 블랙핑크의 파격적 한복에 대해 “전통이 아니다” “한복이라고 볼 수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전형적인 형태의 한복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온 한복을 시작으로 1600년 동안 계속해서 형태가 변화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통의 뿌리를 둔 디자인이라면 그것도 하나의 변화의 형태라고 생각한다”는 답을 줬다.

끝으로 이 대표는 생활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디자이너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복이 아니어도 소재나 디자인적인 면에서 사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한복과 전통에 대한 뿌리는 잊지않되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주시는 소비자들도 계속해서 생활한복에 관심을 가지며 소비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생활한복 트렌드의 선두주자, 익선동 ‘때때롯살롱’

생활한복 브랜드 ‘때때롯살롱’은 2012년에 론칭된 전통한복브랜드 ‘치마저고리 서울’에서부터 시작됐다. 전통한복을 트렌디하게 디자인하던 기존 사업에서 ‘때때롯살롱’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해외에도 가볍게 들고 갈 수 있는 캐주얼한 한복을 만들어 달라는 동생의 요청이었다. 이에 엄나미 대표는 “전통한복을 여성 의류패턴과 접목해 일상에서 착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제작한 게 지금의 생활한복 사업이 됐다”고 전했다.

“생활한복의 매력”
'때때롯 살롯' 페이스북 캡처

때때롯살롱 엄건호 팀장이 전한 생활한복의 가장 큰 매력은 ‘활동성’이다. 그는 “전통한복은 고운 선과 화려한 색상으로 사랑받지만 활동성 면에서는 제약이 크다”며 “생활한복은 상대적으로 편한 활동성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또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한복 원단 범위를 벗어나 현대적인 트렌드에 부합되는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옷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생활한복의 매력으로 꼽았다.

엄 팀장은 생활한복 매력의 극대화를 위해 “반드시 전통을 기반하되 현대인들이 모든 일상복과 자유롭게 코디해서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다”고 전했다. 이에 “입기 부담스러워서 장롱에 보관되는 옷이 되지 않기 위해 생활한복의 기획단계서부터 여러 방향성으로 디자인을 해석하고 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트렌드, 이걸 추천해요”
'때때롯살롱' 홈페이지 캡처

엄 팀장은 최근 생활한복의 트렌드로 캐주얼함을 뽑았다. 그는 “요즘 패션업계에 부는 스트리트 브랜드 열풍에 젊은층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하기 편한 스트리트 감성이 생활한복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조금 더 박시하고 입기 편한 생활한복들이 많이 출시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복의 색상 면에서는 “화려한 패턴보다 단조롭거나 차분한 단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펑퍼짐한 의류를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생활한복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허리치마’를 가장 먼저 추천했다. “가장 착용하기 자유롭고 일상복인 면티나 블라우스 등과도 코디하기가 편하며 활용도가 좋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다음에는 한복블라우스나 저고리 등의 상의를 같이 코디하여 조금 더 한복 디자인의 느낌을 내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생활한복이 대중화되기까지”
'때때롯살롱' 홈페이지 캡처

요즘에는 ‘때때롯살롱’에 어머니와 따님이 함께 와 커플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연예인의 한복 착용과 중국의 ‘한푸’(중국 전통의상) 동북공정으로 인해 생활한복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생활한복 대중화를 위해서는 한복이라는 의상이 불편하다는 선입견을 없애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엄 팀장은 고객분들이 편한 마음으로 생활한복을 직접 착용해보는 체험을 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또한 “많은 분이 생활 한복에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더 많은 의견이 생길 것이고 그 의견들을 종합하여 더욱 입고 싶은 생활한복이 탄생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민, 신소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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