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속옷만’…여학생 속옷색 직접 확인하는 日중·고교

국민일보

‘흰색 속옷만’…여학생 속옷색 직접 확인하는 日중·고교

나가사키현 교육위 조사 결과 58% 관련 교칙 존재
교육위 “인권문제 소지어…교칙 재검토해야”

입력 2021-03-07 07:37 수정 2021-03-07 07:37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나가사키(長崎)현의 국공립 중·고등학교 10곳 중 6곳가량이 학생들의 속옷 색깔을 흰색으로 지정, 속옷 색을 검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NHK방송은 최근 나가사키현 교육위원회가 현 내 국공립 중·고등학교 총 238곳을 대상으로 학교 교칙에 대해 조사한 결과 58%에 해당하는 138개교가 속옷 색깔을 ‘흰색’으로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나가사키현 교육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에 “옷 색깔 지정과 속옷을 직접 확인하는 행위는 인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해당 학교 측에 교칙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교칙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학생이나 보호자의 생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나가사키현 교육청 아동학생지원과 관계자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학교가 거칠던 시절, 풍속을 지키기 위해 속옷 색깔을 ‘흰색’으로 정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오래전에 만들어진 교칙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대가 바뀌어 가는 시점에서 교칙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를 느낀다”며 “(교육청으로부터) 통지를 받은 학교는 다시 교칙을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HK와 익명으로 인터뷰를 한 여중생은 “학교 규칙으로 속옷 색깔이 ‘흰색’으로 지정돼 있고, 갈아입는 시간에 맞춰 정기적으로 속옷 색을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학생은 “체육 시간에 교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 여자 선생님이 ‘속옷은 흰색이어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속옷을 확인하는 게 싫다 시대에 맞게 규칙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가사키대 교육학부 이케타니 가즈코(池谷和子) 교수는 “속옷을 확인하는 행위는 방법에 따라서 인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학생에게 ‘교칙이 있으므로 따라야 한다’라고 하기보단, 스스로 필요성을 고민해볼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했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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