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물고문’ 이모 부부, 귀신 들렸다고 개똥도 먹였다

국민일보

‘조카 물고문’ 이모 부부, 귀신 들렸다고 개똥도 먹였다

입력 2021-03-07 13:47 수정 2021-03-07 13:56
조카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와 이모부. 연합뉴스

10살 조카를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어 숨지게 한 이모는 무속인으로 확인됐다. 그는 조카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믿고 이를 쫓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원호)는 숨진 A양(10)의 이모 B씨(34·무속인), 이모부 C씨(33)를 살인,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지난 5일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B씨 부부는 지난 8일 오전 11시20분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자신들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A양의 손발을 빨랫줄과 비닐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30분 이상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24일에도 한 차례 더 물고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 사망 당일에는 가혹행위에 앞서 3시간가량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마구 때리기도 했다.

검찰은 B씨 부부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A양이 숨지기 전까지 폭행을 비롯해 14차례에 걸쳐 학대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B씨 부부는 올해 1월 20일에는 A양에게 자신들이 키우던 개의 똥을 강제로 핥게 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A양에게 끔찍하고 엽기적으로 학대하면서 이 과정을 여러 차례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었다. 수사기관은 이렇게 찍힌 사진, 동영상을 증거로 확보했다.

B씨 부부는 범행 동기에 대해 “조카가 말을 듣지 않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서”라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이에 더해 무속인인 B씨가 A양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믿고 이를 쫓고자 한 면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B씨 부부가 찍은 동영상에 귀신을 쫓아야 한다는 등 B씨가 하는 말이 담겨 있다. A양은 지난해 11월 초부터 이 집에 살았는데 학대가 한 달 이상 시간이 지난 뒤부터 이뤄진 것도 그 시점에 B씨가 A양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믿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카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와 이모부. 연합뉴스

A양의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속발성 쇼크 및 익사로 나타났다. 속발성 쇼크는 외상 등 선행 원인에 이어 발생하는 조직의 산소 부족 상태가 호흡곤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부검의 1차 소견도 이와 같다.

국과수의 최종 검시 결과에서는 익사가 추가됐다. A양의 기관지 등에서 물과 수포가 발견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양의 시신에서는 전신에 광범위한 피하출혈이 발견됐고 왼쪽 갈비뼈는 골절됐으며 식도에서는 탈구된 치아도 나왔다”며 “치아는 물고문 도중 빠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잔혹한 행위가 이뤄진 것을 뜻한다. 이에 살인죄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딸이 B씨 부부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A양의 친모 D씨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D씨가 언니인 B씨로부터 A양이 귀신에 들린 것 같다는 말을 듣고 귀신을 쫓는 데 쓰라며 복숭아 나뭇가지를 전달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나뭇가지가 A양을 폭행하는 데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D씨가 딸의 폭행과 학대를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검찰은 D씨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A양의 유족에 대해 심리치료 등 각종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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