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잃고 “아빠가 때리는 거 봤다” 증언한 9살 오빠

국민일보

동생 잃고 “아빠가 때리는 거 봤다” 증언한 9살 오빠

인천 8살 딸 학대 사망 사건, 부모 구속
홀로 남은 9살 아들은 보호시설 인계
2년 전에도 복지시설 맡겨진 남매

입력 2021-03-07 17:14 수정 2021-03-07 17:15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부와 친모가 지난 5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구속된 가운데 부모의 동생 학대 장면을 증언했던 9살 오빠의 보호 방안을 두고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숨진 A양(8)의 오빠 B군(9)은 현재 인천 한 아동일시보호시설에 머물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친모 C씨(28)와 계부 D씨(27)가 경찰에 긴급 체포된 뒤 곧바로 인계됐다.

아동일시보호시설은 말 그대로 보호 대상 아동을 일시적으로 머물게 하면서 향후 양육 대책 등을 강구하는 곳이다. 보호 기간은 3개월 이내지만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시장·군수·구청장 승인을 받아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B군에 대한 심리 상담과 사례 관리를 이어가면서 조만간 피해 아동 보호 명령을 인천가정법원에 청구할 방침이다. 법원 측은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부모의 격리, 부모의 접근 제한, 친권 행사 제한·정지, 보호 위탁, 상담·치료위탁, 가정위탁 등 9가지 명령을 각각 혹은 중복해 내릴 수 있다.

A양과 B군 남매는 앞서 2016년에도 2년 가까이 경기도 수원시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한 적 있다. 당시 시설 입소 사유에는 ‘친부의 학대와 친모의 방임’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친모가 “아이들 외조부모와 살기로 했으며 곧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하니 같이 살겠다”며 남매를 데리고 갔다고 한다.

앞서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지난 5일 아이들의 부모인 C씨 부부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 A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양의 시신에는 얼굴, 팔, 다리 등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발견됐으며 부검 후에는 ‘온몸 여러 부위에 손상이 있고 뇌 손상 여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이 나왔다.

계부 D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아이가 거짓말을 하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 체벌을 했으나 손으로는 절대 때리지 않았다”며 “체벌 대신 밥을 주지 않은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단순 훈육 목적이었으며 사망 당일에는 때린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친모 C씨 역시 “딸을 학대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군이 “평소 동생이 아빠에게 맞는 모습을 본 적 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면서 구속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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