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총격에… ‘여성 치마’로 맞서는 시민들

국민일보

미얀마 군부 총격에… ‘여성 치마’로 맞서는 시민들

입력 2021-03-08 10:22 수정 2021-03-08 10:26
마을 입구에 널린 타메인을 제거하는 경찰들. 트위터 캡처

미얀마 군경이 쿠데타에 맞서는 군중을 향해 실탄사격을 하는 등 유혈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시위에 나선 여성들이 전통 통치마 ‘타메인’을 저항 수단으로 사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시위대는 군부의 무자비한 총격에 속출하는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빨랫줄에 타메인을 내걸었다. 군경을 조금이라도 지체시켜 시위대가 피할 시간을 만들어 한 명의 목숨이라도 살리고 싶은 미얀마 여성들이 여성 혐오적인 미신을 이용해 군부를 막는 묘책을 내놓은 것이다.

미얀마에는 ‘남성이 타메인을 걸어놓은 빨랫줄 밑을 통과하면 남성성을 잃는다’는 미신이 있다. 여성 혐오적 미신을 역이용한 시위대의 전략은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 타메인을 제거하고 나서야 진입하는 군경이 적지 않다.

양곤 양킨구 도로 위에 걸린 미얀마 여성 전통치마 타메인의 모습. 연합뉴스

타메인 시위는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미얀마 시위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여성의 영향력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다. 미얀마는 남성 우위 사회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며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시위에서 남성과 여성의 참가 비율이 거의 비슷할 만큼 여성의 참여가 높은 편이다. 또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최근 군경 총격에 사망한 ‘태권 소녀’ 치알 신(19)이 시위 도중 동료들을 먼저 챙겼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장기 기증을 서약했던 점 등이 알려지며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떠올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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