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때 3기 신도시 땅 미리 샀다? 정부의 황당한 ‘물타기’

국민일보

朴정부 때 3기 신도시 땅 미리 샀다? 정부의 황당한 ‘물타기’

신도시 입지 발표 5년 전까지 조사 확대 논란
당시 ‘빚 내 집 사라’했던 부동산 냉각기여서 논리 안맞아

입력 2021-03-08 20:37 수정 2021-03-08 20:54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의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부가 3기 신도시 입지 발표 5년 전인 2013년 12월 거래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 시절 근무 이력이 있는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관련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이 정부 내에서 검토되기 5년 전 거래까지 조사하는 것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현재와 달리 부동산 냉각기였던 박근혜정부 초기 시절 향후 택지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로 땅을 살 사람이 누가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셀프조사’ 논란 등이 계속되자 ‘전 정권’까지 끌어들여 물타기를 시도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합동조사단장인 최창원 국무1차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도시 지구 지정 전부터도 (LH 등에서) 검토가 이뤄졌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범위를 설정하기 위해 2013년 12월 거래 내역부터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관계부처에서 처음 논의가 시작돼 토지 개발 계획이 국민에게 알려지기까지 5년 정도 내부 협의 과정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5년 전까지 범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신도시 개발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 교외 부지들을 지자체와 함께 관리하는 건 LH의 평소 업무다. 이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땅 투기가 일어났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5년 전 부동산 경기나 3기 신도시 조성 배경 등을 고려해보면 정부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기 신도시는 문재인정부 2년 차인 2018년 9월에야 처음 조성계획이 수면 위에 올랐다. 당시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 서울 도심 내 30분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에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처음 밝혔다. 이후 12월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 지구를 먼저 발표하고 이듬해 5월에야 고양 창릉·부천 대장 지구를 공식화했다.

반면 박근혜정부 시기 때에는 주택 경기가 안 좋아 정부가 오히려 ‘빚내서 집 사라’고 정책을 폈던 시기다. 위례·한강신도시 등 2기 신도시 입주도 마무리되지 않았던 시점이다. 이런 시기에 향후 3기 신도시 개발 가능성까지 예상하고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 등이 해당 부지 땅 투기에 나섰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조사기간을 전 정권까지 확장하는 건 전형적인 시선 돌리기용 물타기”라며 “정부가 제대로 된 조사 의지가 있다면 대상 지역을 3기 신도시 인접 지역으로 확대하고 검찰 등 조사 주체를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국세청, 금융위까지 포함시킨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설치키로 했지만, 검찰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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