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려도 땅수익, 평생 월급보다 많아” LH 신입 메시지

국민일보

“잘려도 땅수익, 평생 월급보다 많아” LH 신입 메시지

입사 6개월 차 LH직원 사내 메신저 내용
“무조건 오른다, 공동 투자 준비…명의 필요해”
해당 직원 “농담이었다” 해명

입력 2021-03-09 00:10 수정 2021-03-09 00:10
LH 직원이 사내 메신저에서 땅 투기와 관련해 대화한 내용. JTBC 캡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차명 투기 계획을 밝히며 “해고돼도 땅 수익이 평생 월급보다 많다”고 말한 메신저 내용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JTBC는 8일 한 LH 직원의 불법적인 투기 정황이 담긴 사내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대화 속 인물은 지난해 입사한 A씨로, 당시 그는 입사한 지 6개월 된 신입사원이었다.

A씨는 메시지에서 대구 연호지구를 언급하며 “무조건 오를 거라서 오빠 친구들과 돈을 모아 공동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호지구는 2018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이후 LH 직원들은 이 땅을 살 수 없다.

JTBC

그런데도 A씨는 “본인이나 가족 이름으로 LH 땅을 살 수 없어 명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이걸로 잘리게 돼도 어차피 땅 수익이 회사에서 평생 버는 돈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리처분인가를 안 받은 곳이 돈이 적게 든다”며 다른 재개발 지역을 추천하기도 했다.

JTBC

대화 당시 A씨는 한 지역본부 토지판매부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투자까지 이어졌을 경우 자신의 업무에서 얻은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A씨는 이와 관련, “그런 이야기를 했을 수는 있지만 농담으로 한 말”이라며 “연호지구를 매매한 적은 없다”고 JTBC에 말했다.

제보를 한 LH 직원 B씨는 “차명 투기나 사전 투기는 암암리에 상당해서 회사 안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라며 “가족이 아닌 지인 명의로 차명 투기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했다. 이어 “3기 신도시만 주목받는데 신도시에 직접 투자하는 직원은 적고 신도시 인근에 차명으로 산 사례가 많아서 사실 이걸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보도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의 메신저 대화 내용이 캡처돼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농담이었다”는 A씨의 해명에도 “농담이 아닌 기만”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러니 박탈감이 들지” “부끄러운 줄 좀 알아라” 등의 비판도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LH 내부 지침’이라는 제목으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캡처한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기도 했다. 사진에는 LH 인천지역본부 경영혁신부가 내부 공지사항을 통해 직원들 단속에 나선 정황이 담겨있었다. LH 측은 공지에서 “언론사에서 관련자를 확인하려는 연락이 계속되고 있다”며 “회사의 기본 입장은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임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관련 토지지번, 소유자 등을 대외로 유출하지 말라”고 했다.

LH 인천지역본부는 이번 땅투기 의혹이 터져 나온 경기 광명 시흥 신도시를 관할하는 곳이다. LH 인천지역본부의 이같은 공지를 본 네티즌들은 “저러는데 자체 조사라니” “내부 고발도 막겠다는 뜻 아닌가”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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