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야권재편 주도권 쥘듯…文정부 레임덕 가속화될 수도

국민일보

국민의힘, 야권재편 주도권 쥘듯…文정부 레임덕 가속화될 수도

입력 2021-04-07 21:10 수정 2021-04-07 21:16

국민의힘이 ‘대선 전초전’으로 불렸던 7일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모두 대승을 거두는 게 확실시되면서 향후 정국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쥔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과의 합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제3지대 주자들을 아우르는 ‘야권 빅텐트’ 구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임 시장들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재보선임에도 당헌까지 개정하며 후보를 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패배로 상당한 내상을 입을 수밖에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오후 8시15분 발표된 KBS MBC SBS 지상파3사 출구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서울과 부산 재보선에서 모두 두 자릿수의 득표율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야권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 등 전국단위 선거 4연패 고리를 끊어내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은 다음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제1야당 중심의 ‘야권 빅텐트’ 논의는 탄력을 받게 됐다. 국민의힘이 범야권 통합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 전 총장과의 화학적 결합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 이후 윤 전 총장 등과의 범야권 통합으로 가는 단계별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언한대로 8일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퇴임하지만 당 외부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입당 등 국민의힘 주도의 야권 빅텐트를 안착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과 혁신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야권의 승리가 국민의힘 자체역량으로 얻어진 게 아니라 국민들의 ‘정권 심판’ 여론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선거는 저희가 잘해서 국민들이 지지한 게 아니라 현 정부의 무너진 실정에 국민이 회초리를 든 것”이라며 “이겼다고 방심하는 순간 우리가 국민들에게 심판의 회초리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막판 조직표 결집에 주력했던 민주당은 서울과 부산 2곳 모두 패배가 확실시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지도부에 ‘선거 패배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상당기간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주류인 친문 진영에 대한 견제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당내 대권주자 구도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다.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여권 주자 1위를 독주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맞설 제3후보 차출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하면서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은 상당부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 내에서는 부동산 문제 해법이나 검찰개혁과 관련해 기존 정책노선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국정기조 변화를 둘러싸고 당청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검찰개혁이나 부동산 정책기조 변화를 반기지 않을 것”이라며 “정권 재창출을 해야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정책기조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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