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아라… 개표방송도 쉽고 재미있게

국민일보

MZ세대 잡아라… 개표방송도 쉽고 재미있게

입력 2021-04-08 05:00
2022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번 4.7 재·보궐선거는 거대한 선거 규모만큼 개표방송 열전도 치열했다. B급 감성을 녹여 트렌디함을 앞세운 SBS, 부산과 서울을 오간 KBS, 가장 빠른 토론 프로그램을 편성한 MBC까지 각 방송사는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철야 레이스를 펼쳤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BS, KBS 부산, MBC, TV조선. 각 방송사 제공

MZ세대 노린 방송사들
이번 4.7 재·보궐선거 개표방송은 젊은 유권자를 겨냥한 구성이 눈에 띄었다. 선두주자는 SBS다. 지난 총선 당시 다양한 숏폼 콘텐츠를 선보였던 SBS는 이번에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놀이 문화인 B급 코드를 가져왔다.

SBS가 전했던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게, 재미있지만 유치하지 않게 유권자 민심을 전달하겠다”는 다짐은 이번에도 통했다. “때가 왔다!”는 자막이 큼지막하게 나오고 그 뒤로 등장한 인물은 김보람 예술감독이 이끄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였다. 이들은 둠칫둠칫 특유의 안무를 선보이며 개표방송을 이끌었다. SBS는 “현재 트렌드를 적극 활용해 풍성한 재미를 이끌었다”며 “SBS만의 화려한 그래픽에 재미와 친숙함을 더해 장기화한 코로나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을 모든 이들에게 힘을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젊은 층의 콘텐츠 소비가 주로 모바일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개표방송에 앞서 2시간 미리 보는 모바일 개표방송을 마련했다. KBS 1TV 개표방송과는 별도로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유튜브 ‘KBS뉴스’ ‘정치합시다 Live’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했다. 강성규 아나운서와 김기화 기자는 유튜브와 틱톡의 실시간 댓글을 전달하는 등 유권자와의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후보별 공보물이나 대표 공약, 재산 내역, 저서, 선거송 등 유권자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도 했다.

밀도 높인 정국 분석
MBC는 ‘선택 2021 × 100분 토론’을 밤 11시 50분부터 시작했다. 방송사 중 가장 빨리 민심 분석에 나선 것이다. 방송에는 서울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신경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출연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심층 분석한 선거결과를 쉽게 풀어 설명하면서 장벽을 낮췄다. 역대 선거결과를 분석한 뒤 서울과 부산 유권자 지도를 만들었고, 권역별 판세를 포함해 최종 결과와 일치했던 ‘족집게 동네’ 등을 찾아내 이해가 쉬운 포맷에 담아 전달했다.

TV조선은 선거의 당락윤곽이 드러난 오후 11시부터 토론을 시작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출연했다.

예측 정확도 더 올렸다
KBS는 ‘디시전K’를 앞세웠다. 개표 시작과 동시에 공개되는 당선 예측 시스템이다. 개표율 15%를 넘은 후 유력, 확실, 당선 3단계로 분류했고, 1~2위 후보의 격차가 5%포인트를 넘은 밤 11시를 전후해 ‘당선 유력’과 ‘당선 확실’ 판정을 내렸다.

MBC는 출구조사와 개표상황, 과거 선거 결과를 통합한 ‘적중 2021’ 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 당선 확률을 분석했다. 지고 있는 후보라도 ‘적중 2021’이 역전을 예측하면 당선 확률은 현재 득표 1위 후보를 앞선 것으로 표시했다. 선거에 쏠리는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서울과 부산 관심 지역에는 동별 개표율·득표율 분석을 통해 밑바닥 민심을 전달했다.

신기술 총집합
TV조선은 방탄소년단(BTS), 슈퍼주니어 등 K팝 스타들의 무대에 동원됐던 볼륨 매트릭 기법을 도입했다. 제3의 장소에서 촬영한 인물을 스튜디오 안으로 소환하는 기술로, 후보자들이 실제로 스튜디오에 있는 것처럼 현실감을 부여했다. TV조선은 기술 구현을 위해 상암동 특설 스튜디오에 길이 12m, 높이 5m의 대형 미디어월을 설치했다. TV조선은 “민심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TV조선 시청층의 연령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해 동영상 형식의 그래픽 등을 십분 활용해 이해도를 높였다.

‘크게 보는 선택 2021’을 슬로건으로 내건 MBC는 초대형 초고화질 LED 월을 활용했다. 길이 20m, 높이 2m로, 투표용지를 화면에 옮긴 형상이었다. 다양한 컴퓨터그래픽(CG)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택배 상자 CG는 코로나19로 배달 서비스가 늘어난 사회 변화상을 재치 있게 담아낸 것으로 신속·정확하게 민심을 배달한다는 각오가 담겼다. 공성전 CG는 여야의 치열한 승부를 긴장감 있게 전달했다.

KBS는 개표방송 사상 처음으로 AR(증강현실) 카메라가 탑재된 RC카를 동원해 실시간 개표 상황을 전달했다. 또 부산시장 보궐선거 개표 방송을 KBS 부산방송총국에서 직접 중계했다. 방송은 광안리 해수욕장 등지에 차려진 야외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로컬 방송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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