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윤씨여도 고(GO)”…정치 테마주 ‘묻지마’ 투자 주의보

국민일보

“다른 윤씨여도 고(GO)”…정치 테마주 ‘묻지마’ 투자 주의보

보궐 선거 야당 승리 이후 ‘윤석열 테마주’ 급부상

입력 2021-04-08 18:22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련 정치 테마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선거 다음날인 8일 야권 대표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테마주는 대부분 오른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의 테마주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제과업체 크라운제과 주가는 13.87% 급등 마감했다. 전날 상한가로 마감한 데 이어 이날 장중에도 28.1%까지 치솟기도 했다. 크라운제과우도 전날 상한가를 쳤고, 이날도 6.21% 올랐다.

크라운제과가 윤 전 검찰총장 테마주로 묶인 이유는 다소 황당하다. 크라운제과의 윤영달 회장이 윤 전 총장과 같은 윤씨라는 잘못된 소문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파평 윤씨인 윤 전 총장과 다른 해남 윤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크라운제과 제조 공장이 윤 전 총장 부친의 고향인 충남 아산에 위치해 있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근거가 빈약한 주장도 나왔다.

합성피혁 제조업체 덕성의 우선주인 덕성우도 이날 29.96% 상승하며 상한가로 마감했다. 덕성의 대표 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된 것이다. 덕성은 지난 2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등 투기성·불공정 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대상으로 투자자들에게 주의 환기를 위해 시장경보제도를 두고 있다. 투자위험종목, 투자경고종목, 투자주의종목 순으로 경고 수위가 높다.

보궐 선거 정국에서 여론조사 등으로 야당의 승리가 가시화된 이후 윤 전 총장의 테마주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모습이다. 종합제지 기업 깨끗한나라는 사외이사가 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은 경력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25일, 30일 상한가로 마감한 바 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 “당사 사업은 윤 전 총장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공시하자 주가는 급락했다. 앞서 NE능률도 회장이 파평 윤씨라고 알려지면서 지난달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고,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결국 NE능률 측도 “과거·현재 사업과 윤 전 총장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은 압승을 거두고도 테마주로 꼽힌 종목들은 일제히 급락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진양산업은 24.58%, 진양폴리는 17.08% 급락 마감했다. 선거가 끝나면서 사실상 상승 재료가 사라진 때문으로 보인다. 부회장이 오 당선인과 동문인 것으로 알려진 진양그룹주는 야권 단일 후보가 확정된 직후 주가가 급등했고, 이 중 진양산업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 이후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지속되는 와중에, 최근 코스피지수는 지지부진하면서 ‘단타’ 매매로 차익을 볼 수 있는 정치 테마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 1월 11일 장중 3266.23까지 오른 뒤 석달 가까이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3000선에서 횡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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